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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북극 추위 이겨낼 맛 … 겨울철 조개국물
  • 우승훈 기자
  • 등록 2021-01-07 12:46:04
  • 수정 2021-06-11 12: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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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칠맛에 타우린, 호박산, 아미노산 풍부 … 칼국수, 봉골레, 홍합탕, 짬뽕국물 등 서민애환 달래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의 3차 유행의 장기화와 한강을 꽁꽁 얼어붙게 만드는 북극 추위가 연일 기승이다. 강추위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움츠러드는 요즘, 몸도 마음도 녹여줄 수 있는 따끈한 국물생각이 간절해진다. 동장군이 위세를 부리는 겨울철, 심신을 녹여주는 담백하면서도 온유한 조개국물이 깊은 겨울의 상심을 달래준다. 
모양이 비슷한 바지락(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모시조개, 개량조개의 일종인 동죽조개, 백합조개는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번식한다. 선사시대 이래 인류에게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 친숙한 식재료다. 조개를 이용한 탕과 국, 또는 소스는 전세계적으로 인류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자주 접하는 식용 조개들의 품종과 특징, 맛, 산지 등에 대해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가장 친숙한 식재료 ‘모시조개’
 
모시조개(학명 Cyclina sinensis)는 대합과(또는 백합과, Veneridae)에 속하며 일명 ‘가무락조개’로도 불린다. 우리나라 식용조개 중 예부터 가장 친숙하고 많이 섭취해 온 조개로 난삼각형(卵三角形)에 가까우며 껍데기느 옅은 회색 또는 황토색 또는 갈색이다. 가장자리는 줄 무늬가 성기고 상대적으로 밝은 톤이다.
 
우리나라의 남해안과 서해안이 주산지로 염분 농도가 낮은 곳을 좋아하는 특성 상 개펄이나 염전저수지 등 수심이 얕은 곳에서 산다. 한의학 고서인 ‘동의보감’에 따르면 모시조개는 성질이 차고 단맛이 나며 오장을 튼튼하게 해주는데 도움이 되고 특히 간의 기를 보호하고 해독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모시조개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함유된 ‘타우린’ 성분 때문이다. 체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경우 간에서 콜레스테롤 축적을 방지하기 위해 담즙을 분비하는데 지속적으로 담즙이 생성될 경우 간에는 부담이 가중된다. 이 때 모시조개의 타우린 성분이 담즙 분비를 촉진, 간 기능을 보조해준다.
 
모시조개는 해감시킨 후 국을 끓일 때 투하한다. 타우린과 호박산이 우러나온 뽀얀 국물이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조개탕 또는 해물탕을 요리할 때 들어가며, 봉골레 파스타와 크림 리소토 등에 식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살만 졸여서 반찬으로 먹기도 한다. 조개젓은 주로 모시조개, 바지락, 백합, 대합으로 담근다.
 
전복에 버금가는 조개의 여왕 ‘백합’
 
백합(白蛤 학명 Meretrix lusoria)은 대합과에 속하며 크기가 크다 하여 대합(大蛤) 또는 상합(上蛤), 날로 먹을 수 있다 하여 생합(生蛤), 두 조개껍질이 딱 맞는다 하여 쌍합(雙蛤), 참조개(일각에서는 바지락을 참조개로 부름), 피합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화합(花蛤), 문합(文蛤), 무명조개란 이명도 갖고 있다.
 
껍데기는 둥근 난삼각형으로 모시조개보다 두껍고 견고하며 사이즈가 더 크다. 표면은 암갈색에서 회백갈색까지 다양하고 매끈한 광택이 난다. 또 팔자(八字) 모양의 넓은 흑갈색 띠가 있으며, 안쪽 면은 흰색을 띤다. 뒤쪽 끝이 모시조개보다 뾰족한 편이며 양 껍데기를 닫으면 사이에 틈이 벌어진다.
 
주로 민물의 영향을 받는 조수간만 지대 아래 수심 20m 정도의 모래나 펄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함경도를 제외한 전 연안 해역에 걸쳐 분포하는데 주로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서 채취된다. 수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패류로 최근에는 다른 서해안 등지에서 적잖게 양식한다. 새만금 방조제 건설로 서식 환경이 악화되면서 부안산 백합의 생산량이 많이 줄었다.
 
백합은 성장하면서 이동하는 습성이 있어 어린 조개의 경우 강 하구 삼각주 같은 가는 모래질이 많은 곳에 서식하지만 성장하면 담수의 영향을 받는 만(灣)의 모래가 많은 얕은 바다로 이동, 서식한다.

백합은 전복에 버금가는 고급 패류로 과거 궁중 연회식에 식재료로 많이 사용됐다. 전복이 조개류의 ‘황제’라면 백합은 ‘여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왕이니 만큼 매우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낸다. 조개구이를 할 경우 꼬막과는 달리 굵고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낸다. 국을 끓여도 은은하게 진하고 깊은 맛을 내며 죽, 찜, 매운탕 등의 식재료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회로 먹어도 좋다.
 
여담으로 백합은 다른 조개와 달리 필요한 때를 제외하고는 입을 열지 않는다 해서 정절에 비유되기도 한다. 모양이 예쁘고 껍질이 꼭 맞게 맞물려 있어 ‘부부화합’을 상징한다는 의미에서 일본에서는 혼례음식에 반드시 포함하고 있다.다.
 
모시조개와 헷갈리는 ‘바지락’
 
모시조개와 혼동하기 쉬운 게 바지락(학명 Ruditapes phlippinarum, Amygdala philippinarum, Tapes philippinarum 등 혼용, 일반명 Tapes)이다. 역시 대합과에 속하며 형태는 난타원형(卵楕圓形)으로 모시조개나 백합에 비하면 보다 원형에 가깝다. 방언인 ‘바지라기’, ‘반지락’ 등에서 바지락이 유래했다.
 
껍질에는 이음매(뒤쪽)에서 입 방향(앞쪽)으로 많은 방사륵(放射肋)이 있고 뒤쪽 것은 좁고 성글다. 이 방사륵은 성장맥(成長脈)과 교차해서 그물 모양 무늬를 띤다.
 
바지락은 담수와 해수가 혼합되는 모래 땅에서 잘 자라며 민물 출신에 가깝다. 모시조개는 표면이 매끈한 반면 바지락은 오돌토돌하다.
 
번식이 빠르고 이동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양식이 쉽다. 산란기인 7월 초순에서 8월 중순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1년 내내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봄이 제철이라 이 때 먹는 바지락은 살도 통통하고 맛까지 달다. 칼국수나 봉골레 스파게티 등에 가장 흔하게 들어가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어 ‘국민조개’로 불릴 만하다.
 
육식성 조개인 골뱅이(큰구슬우렁이)가 이 조개를 좋아한다고 한다. 갯벌에서 종종 발견되는 작은 바지락 껍데기가 그 흔적이다.
 
조개 중 맛의 끝판왕 ‘죽합’
 
죽합(竹蛤 학명 Siliqua patula)은 일명 ‘맛조개’로 불린다. 죽합과 또는 둥근맛조개과(Pharidae)로 우리나라에서는 대나무의 한 토막처럼 생겼다 하여 죽합, 서양에서는 일회용 면도날과 비슷하다 하여 ‘Razor Clam’으로 부른다.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죽합(Ensis ensis)이 뒤늦게 상품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 선생이 저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 백과사전이랄 수 있는 ‘자산어보’에는 정(蟶)이라 칭하고 속명을 마(麻)라 칭했다.
 
죽합은 여러 개의 발로 땅을 파고 들어가는 쌍각조개(이매패류, 껍질이 2개인 대부분의 조개류)로 껍질 양쪽이 모두 둥글게 구부러져 있고 올리브색 또는 갈색을 띤 겉 표면은 맨질맨질하며 안쪽 표면은 하얀색에 보랏빛을 살짝 띤다.
 
우리나라에서 채취되는 죽합류로는 맛조개, 대맛, 가리맛, 북방맛, 붉은맛, 비단가리맛 등이 있다. 대부분이 전남 순천만과 고흥 일대에서 채취된다.
 
죽합은 칼슘과 아연, 철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데다 탄수화물과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그만이다. 죽합은 살이 달콤하고 즙이 많으며 가리비와 바닷가재 살의 중간쯤 되는 향미를 지니고 있으며 보통 산 채로 조리한다. 생강을 넣은 국물에 찌거나, 마늘버터를 듬뿍 발라 그릴에 굽기도 한다. 지나치게 익히면 질겨지고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대개 통째로 다 먹지만 내장 부분은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각종 야채와 버무린 초무침으로 먹어도 별미이고 된장찌개 등에 넣어도 구수한 풍미를 자아낸다. 이외에 클램 차우더(clam chowder 조개 등이 들어간 해산물 수프), 튀김, 파스타 소스 등에도 사용해도 일품요리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남도의 쫄깃한 맛 일품인 ‘꼬막’
 
둥근 부채꼴을 하고 있는 꼬막(학명 Tegillarca granosa)은 돌조개과(Arcidae)에 속한다. 크게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피고막) 등으로 나뉜다.
 
참고막과 새꼬막은 크기가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참꼬막은 검은빛을 띠고 골(방사륵)이 상대적으로 깊고 그 개수가 17~18개 안팎이며 털이 없다. 반면 새꼬막은 흰색에 가깝고 방사륵이 얕고 개수가 32줄 안팎이며 털이 있다. 참고막을 더 가치 있게 쳐준다.
 
피꼬막은 이들보다 크기가 완연 크다. 이매패류 중에서 몇 안 되게 헤모글로빈을 갖고 있고 육질이 붉은 색을 띠어 ‘피조개’로 부르기도 한다. 방사륵의 개수는 40~44개 정도며 털이 있다.
 
전라남도 동부 해안지역의 대표 수산물로 손꼽히는 꼬막은 고흥군과 보성군, 순천시, 여수시를 잇는 여자만 연안이 최대 생산지다. 특히 벌교 꼬막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기억할 정도로 유명하다. 이는 조정래 작가가 소설 ‘태백산맥’에서 벌교 꼬막의 맛깔스러움을 문장에 녹여낸 덕분이 크다. 그 외에 많은 전남 출신 문인들이 문학작품에서 꼬막의 맛을 구성지게 표현했다.
 
꼬막은 생식으로 섭취하기는 힘들지만 삶아서 각종 양념을 버무려 먹으면 쫄깃한 풍미가 가히 일품이다. 특히 살집이 아주 튼실해서 해감하고 손질하는 다소 번거로운 과정의 수고를 감내할 수 있다면 밥상에서 아주 좋은 반찬이 될 수 있다.
 
꼬막은 영양가가 매우 우수해 어린이의 성장발육에 아주 좋다. 살이 단단한 편이어서 제철에 채취한 꼬막을 삶아 반찬을 하고 남은 것은 냉동보관 또는 건조시켜 먹어도 된다.
 
포장마차 찾는 서민들의 친구 ‘홍합’
 

홍합(紅蛤 학명 Mytilus coruscus)은 홍합과(Mytilidae)에 속하며 일명 ‘참담치’로 불린다. 다른 조개류에 비해 살색이 매우 붉어 이름에 붉을 ‘홍’자가 들어 갔다.
 
장란형(長卵型)으로서 각정(殼頂) 쪽으로 가면서 좁아지고 뾰족하며, 뒤쪽으로 가면서 넓어진다. 대체로 표면은 흑색이지만 때로는 갈색을 띠기도 한다. 광택이 있는 두터운 각피로 덮여 있고, 성장선은 크고 확실하다.
 
홍합은 분포 범위가 넓어 우리나라의 모든 연안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특히 남해안 지역에 많이 서식한다. 대개 해수 비중이 높은 연안의 암초지대에 족사(足絲, byssus)를 붙여 생활한다.
 
홍합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서양인도 즐겨먹는 대표적인 조개다. 늦은 저녁 포장마차에 들러 소주 한잔 할 때 메인 안주가 나오기 전 푸짐하게 한 그릇 가득 내어 놓는 홍합탕의 추억이 생생할 것이다.
 
홍합은 달달하고 감칠맛이 뛰어나 다시마 또는 멸치, 가쓰오부시처럼 육수 재료로 흔히 사용된다. 사람들이 즐겨 먹는 해물탕에도 홍합이 들어갔느냐에 따라 맛 차이가 매우 크다. 이런 이유로 미역국에 넣어 끓이기도 하고 홍합탕을 끓여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화요리인 짬뽕에도 주요 식재료로 애용된다.
 
홍합은 칼슘, 칼륨, 비타민, 철분과 단백질이 아주 풍부한 고영양 식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홍합국물을 마실 때 ‘시원하다’는 느낌을 갖는데 홍합 특유의 시원한 맛을 좌우하는 것은 타우린, 베타민, 아미노산, 핵산류와 호박산 성분 덕분이다. 이들 성분은 소화력이 약한 사람들도 소화가 가능하다.
 
이처럼 서민들의 친구 역할을 하는 홍합이지만 3~9월에는 삭시톡신(saxitoxin) 이라는 마비성 패류독소를 품고 있어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만 시중에 유통되는 양식 홍합의 경우 비교적 독소가 없는 편이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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