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서 전임상 연구결과 발표 … PD-L1도 함께 이중억제, 경구투여 가능
대덕특구에 위치한 항암 신약개발 전문기업인 온코파마텍(옛 제이씨파마)이 삼중음성유방암(TNBC) 신약후보물질인 OPT-0010(옛 JCP-0010) OPT-0139(옛 JCP-0139)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코스닥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엔젤투자협회 등이 후원한 ‘2020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에 29일 참가해 2년간 연구해 온 전임상 결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삼중음성유방암은 HER2 수용체,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모두 음성을 보여 기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유방암이다. 전체 유방암의 16%를 차지하며 의학적 수요가 충족되지 않은 대표적이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
OPT-0139는 신규 표적인 BRD4(bromodomain-containing protein 4) 억제제로서 소분자 합성물질 계열 최초(first in class) 신물질이다. BRD4는 BET(bromodomain and extra terminal domain) 복합단백질 중 하나로 BRD2, BRD3, BRDT(bromodomain testis-specific) 단백질과 패밀리를 이룬다.
BET 단백질은 세포 주기 진행,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촉진하는 반면 췌장베타세포의 인슐린 전사, 지방조직의 지방생합성, 조혈세포 분화를 억제한다고 연구돼 있다.
최근 초기 임상에서는 BET 단백질을 억제하면 몇 가지 암들이 억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온코파마텍은 전임상시험에서 유방암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회사가 겨냥하는 BRD4는 세포질내 MYC 유전자를 촉진해 암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암의 전이와 침윤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연구 결과 관찰됐다.
장봉근 온코파마텍 대표는 이날 행사 프리젠테이션에서 “인 비트로(in vitro) 실험에서 JCP-0139가 BRD4 단백질뿐만 아니라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PD-L1(암세포가 T세포의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 T세포의 PD-1과 결합하는 부위)도 억제하는 이중 억제 작용이 확인됐다”며 “정맥주사가 아닌 경구용으로 통원치료가 가능한 게 장점이며 안전성 평가 결과 부작용이나 극심한 통증 등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같은 효과는 또다른 파이프라인인 OPT-0010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다만 쥐 동물시험에서 방사선치료를 병행할 경우 OPT-0010가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OPT-0139는 유방암 등 고형암 수술 환자 및 희귀 신경계암, OPT-0010는 유방암 등 고형암 방사선 치료 환자용으로 개발한다는 방향을 잡았다.
이 회사는 두 신물질이 암 치료 후 잔존 또는 재발, 전이하는 암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억제적 재발 예방 항암제로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글로벌 신약보다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게 책정해 누구나 부담 없이 복용토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PD-1 억제제(키트루다, 옵디보 등)와 병용하면 항암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2022년에 난치성 유방암 치료제인 OPT-0139를 기술수출할 계획”이라며 “거대 다국적제약사 중 BRD4를 연구하는 기업은 독일 머크 외에는 거의 없고 국내에서는 온코파마텍이 가장 먼저 연구하기 시작해 기술수출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동물실험 등을 통해 OPT-1039가 간암·신장암·갑상선암 치료제로 시판되는 바이엘의 ‘넥사바정’(Nexavar 성분명 소라페닙, sorafenib)보다 효과는 좋으면서 안전성도 뛰어나다는 연구결과를 얻은 게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는 파클리탁셀(Paclitaxel), 한국로슈의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 atezolizumab),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린파자정’(올라파립, olaparib), 한국MSD의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고비테칸-hziy, sacituzumab govitecan-hziy) 등이 있다.
키트루다의 최고 경쟁 약물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옵디보주’(니볼루맙, nivolumab)는 아직 승인을 얻지 못했고, 티쎈트릭은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가속승인을 받았으나 지난 8월 내놓은 추적관찰 임상 결과가 효과 재입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유방암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188억달러에서 매년 10.55% 성장해 2025년에는 38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종양학항암제시장(Oncology Cancer Drugs Market)’은 전망했다. 이 중 삼중음성유방암 관련 미국, 일본, 유럽 주요 5개국(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 선진7국(G7)과 중국의 시장 규모는 2016년 5억4300만달러에서 매년 20.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코파마텍은 두 가지 삼중음성유방암 파이프라인 외에도 MELK(maternal embryonic leucine zipper kinase), nAch-Rc(nicotinic acetylcholine receptor), TrkA(tropomyosin receptor kinase A), pan-Trk, 5-HT6 Rc(5-hydroxytryptamine receptor 6) 등을 표적으로 하는 류마티스질환, 치매, 뇌전증, 통증 개선 약물을 개발 중이다.
온코파마텍은 제이비케이랩이 2018년 10월 인수했다. 이전에는 통증치료제를 전문 개발해오다 인수 후에는 항암제 중심으로 개편했으며 지난 5월 이런 취지에 따라 사명을 온코파마텍으로 바꿨다.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동물실험 수행을 위한 SPF급 시설(식품의약품안전처 등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산업진흥협회로부터 기업부설연구소 인증을 받았다. 제이비케이랩은 아로니아베리 고순도 천연물질을 바탕으로 약국 전용 ‘셀메드’ 건강기능식품을 시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