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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알리는 전령사 ‘유자’와 ‘탱자’
  • 박수현 기자
  • 등록 2020-12-23 07:52:52
  • 수정 2020-12-28 20: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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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역력 조절작용, 소화불량 개선, 해독 등 다방면 효과
운향과(귤과) 식물에 속하는 탱자(왼쪽)와 유자
유자는 찬바람 도는 겨울철에 자주 찾게 되는 과일이다. 유자는 향긋한 냄새와 풍부한 비타민C로 감기에 도움이 돼 챙기게 되는 친숙한 과일이다. 반면 어린 시절 집 담벽이나 옆집 논밭과 구분하는 울타리에 매달렸던 탱자를 기억하는 세대는 이제 50대가 넘었다. 탱자 가시로 장난치고 탱자를 던지며 놀기도 하고 배고프면 먹어보기도 하던 시대는 아스라히 사라졌다. 탱자의 효과는 유자와 비슷하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도움말로 이들에 대해 알아본다.
 
탱자, 맛이 시어 한약으로 사용 … 수정 막고 유산 촉진해 임산부는 복용 금해야
 
옛말에 ‘귤나무가 양자강 북쪽으로 넘어가면 탱자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고사성어는 사람이 환경에 따라 열악하게 변한다는 뜻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다. 

탱자나무(Poncirus trifoliata)는 귤과 마찬가지로 운향과에 속한다. 낙엽 교목으로 키가 최대 3m에 달하고 가시가 5cm에 달할정도로 크고 억세며 많다. 탱자의열매를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어릴 때 따 말린 게 지실(枳實)이고, 성숙기가 가까운 약간 덜 익은 열매가 지각(枳殼)이다.
 
탱자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추운 곳에서 자라지 못해 우리나라엔 경기도 이남에 주로 분포한다. 강화도가 북방 한계선인데, 강화도 갑곶리와 사기리에 400년 전 병자호란 때 청나라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을 쌓고 그 아래 심은 탱자나무 중 두 그루가 살아남아 있다. 각각 천연기념물 78, 79호다.
 
나무가 단단해 명절이나 상갓집에서 윷놀이할 때 흔히 탱자나무를 잘라 윷을 만들었다. 탱자나무 근처에서는 호랑나비를 흔히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호랑나비가 탱자나무 잎에 알아 낳고 애벌레는 그 잎을 갉아먹고 살아서다.
 
탱자나무가 비극적으로 쓰이기도 했다. 위리안치다. 조선시대 왕족이나 고위관료가 큰 죄를 기었을 때 먼 곳에 유배를 보내면서 집 둘레에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었다.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형벌로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다. 대표적으로 폐주 연산군과 광해군이 위리안치 형벌을 받았다. 시골에서는 담벽 대신 탱자나무로 울타리를 치기도 했고, 다른 사람의 땅과 경계를 짓거나 목장을 구획하기 위해 탱자를 심었다.
 
5월경에 하얀색의 꽃이 하나씩 피고, 10월에는 귤과 비슷한 열매가 노란색으로 익는데 향기는 좋지만 맛이 시어 도저히 식용으로는 먹을 수 없고 한약재로 사용된다. 

탱자꽃에는 리모넨(limonen)과 리나룰(linalool) 등 정유가 함유돼 있고 탱자열매에는 정유와 플라보노이드 배당체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덜 익은 탱자속에는 네오헤스페리딘(neohesperidin), 나린진(naringin), 로이폴린(rhoifolin), 로니세린(lonicerin) 등 플라보노이드 배당체가 들어 있다. 네오헤스페리딘은 열매가 익으면 없어진다.
 
탱자 달인 물은 생쥐의 자궁기능(임신)을 억제하고, 어린 탱자에서 분리한 시란틴(cirantin)은 난소 주변의 히알우로니다제(hyaluronidase, 히알루론산 분해효소)의 활성을 억제, 수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탱자의 어린열매인 지실과 지각은 기운 소통을 잘 시켜줘 체하거나 담이 결릴 때, 설사가 날 때, 소화불량이나 위하수로 불편할 때 효과가 있다. 자궁이 아래로 처진 자궁하수에도 좋다.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해 혈압이 낮은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다. 탱자의 펙틴은 핏속과 간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
 
탱자는 보약이 아니고 수정을 막고 유산을 촉진하는 작용을 해 임산부는 복용을 금한다. 사상의학에서는 지실과 지각을 소음인 체질의 약물로 분류하고 있어 소양인이나 태양인은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한번에 4~10g을 달여 먹거나 진하게 달인 물로 씻는다. 어린애들이 탱자를 많이 먹으면 중독 증상으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탱자는 신맛이 너무 강해 허약한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유자, 소화불량‧구역질 등에 효과적 … 소화기 약해 설사 잦은 사람은 먹지 말아야
 

유자(柚子, Citrus junos)는 운향과(귤과) 식물인 향등(香橙, 중국명)의 과실로 6월에 하얀색의 꽃이 핀다. 꽃에는 정유가 있어 짙은 향기를 풍긴다. 열매는 가을에 노랗게 익으며 꿀에 재웠다가 감기에 걸렸을 때 유자차를 끓여 먹는 사람들이 많다. 유자는 껍질이 울퉁불퉁하면서 두껍다. 동속 식물로는 광귤나무, 홍귤나무, 여름귤나무 등이 있다.
 
유자나무는 상록활엽관목으로 키 높이가 5m까지 이르고, 어린 가지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유자과피에는 특이한 방향성 향기가 있어 과수로서 많이 재배하지만 내한성이 약해 추운 곳에서는 재배가 불가하다. 햇볕이 강한 경남 및 전남 해변가에서 재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산지가 통영과 고흥이다. 통영의 유자빵은 유명하다. 유자를 말려 한약재인 탱자(지실, 지각)의 대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유자의 과피에는 수분이 74.7%, 당질 18.2%, 단백질 1.8%, 지질 0.8%, 섬유 3.7%, 회분 0.8%, 비타민C 150mg이 들어 있다. 유자의 비타민C는 오렌지의 3배나 된다. 상당히 신맛이 강해 생유자를 먹기가 어렵다.
 
유자 특유의 향기는 0.1~0.3% 들어 있는 정유 성분에서 비롯된다. 주성분은 테르핀·케톤·페놀 계열의 정유, 
쿠마린, 리모넨, 베타피넨, 리나로올, 시트로넬롤 등 70여종이나 들어 있다.
 
유자는 방향성 건위 효과가 있어 소화불량, 구역질, 식욕이 없을 때 효과적이다.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그치게 하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나 임파선 종대를 없애 준다. 술독, 물고기독, 게독을 해독하는 효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용보다는 유자차로 만들어 먹는다.
 
다만 유자는 성질이 서늘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좋다. 기운이 약하거나 맥이 약하거나, 맥이 느리고 가늘거나, 소화기가 약해 설사를 자주하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예전부터 많이 먹으면 간이 상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유자는 10월 중순 이후에 완전히 성숙하면 채취하고 한번에 10~20g을 달여서 먹는다. 유자의 찬 성질을 중화시키기 위해 꿀에 재워 유자차를 만들어 뜨겁게 마시면 좋다. 설탕보다는 꿀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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