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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 RANK 억제제 ‘엑스지바’ 유방암서 면역억제제 시너지 높일 가능성 확인
  • 임정우 기자
  • 등록 2020-12-16 04:02:22
  • 수정 2020-12-16 17: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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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IDIBELL, 암세포 면역억제제 공격 피하려 RANK 경로 활용 … RANK 및 PD-1 억제제 ‘협공’ 유리
암젠의 골다공증 및 암 골전이 예방 치료제 ‘엑스지바주’
암젠의 골다공증 치료제 ‘엑스지바주’(Xgeva 성분명 데노수맙, denosumab)는 유방암, 전립선암 등 일부 암에서 뼈 전이를 예방 및 치료하는 목적으로 승인받은 약이다.
 
이 약은 골전이 암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 유일한 표적치료제다.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에 필수적인 단백질 RANKL(Receptor Activator of Nuclear factor Kappa-B ligand, 이하 RANK)과 결합해 파골세포의 형성·기능·생존을 억제함으로써 골파괴에 이르는 악순환을 멈추게 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약의 작용 메커니즘이 종양에 잘 작동하지 않는 면역치료제와 관련, 유방암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스페인의 벨비티지 바이오의학연구소(Bellvitge Institute for Biomedical Research, IDIBELL)가 주도하고 암젠이 일부 자금을 지원한 새로운 연구의 주제가 됐다.
 
이곳 연구원들은 쥐 모델과 폐경 전 유방암 환자의 세포를 연구해 엑스지바가 RANK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면 종양세포가 면역요법제에 더 민감하기 반응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RANK 단백질이 암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의 의사 소통에 관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유방암 세포에 엑스지바를 투여해 RANK를 억제했더니 면역관문억제제인 CTLA-4 및 PD-L1억제제의 약물반응(치료효과)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전문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12.121) 12월 10일자에 실었다.
 
연구원들은 쥐를 통해 RANK 단백질을 억제하면 유방암에 대적하는 면역세포의 징집이 촉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RANK 억제제와 PD-L1억제제를 함께 투여해 종양의 성장을 절반가량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지만 PD-L1만 차단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가 면역요법제의 공격에 대한 “가능한 탈출경로”로 RANK을 활용함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이어 엑스지바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초기 유방암 폐경 전 여성 환자들의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이 기간 환자들은 수술 전에 엑스지바 2 도스를 투여받았다. 27명이 참여한 이 연구는 모집인원 부족으로 2018년 종료됐지만 스페인 연구진은 환자 24명의 종양 샘플을 분석해 쥐 실험에서 찾은 연구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었다.
 
그들은 엑스지바의 단기간 투여는 RANK 단백질을 억제하지만, 종양을 감소시키거나 생존기간을 연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양 샘플에서, 면역세포가 상당히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머크(MSD)의 PD-1 차단제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같은 일부 면역관문 억제제는 유방암에 사용이 허가되었지만, 치료가 어려운 종양에서 효능을 향상시키는 게 이번 연구의 초점이다.
 
여러 연구팀들이 면역요법제의 반응을 억제하는 다양한 종양 촉진 단백질 들의 역할을 조사하고 있다. 예컨대 올해 초, 신시내티대(University of Cincinnati) 연구팀은 FIP200이라는 단백질을 차단함으로써 PD-1 억제제와 CTLA-4 억제제의 효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IDBELL이 중심이 된 이번 연구팀은 엑스지바의 수술 전 투여 임상시험에서 임상전문가가 RANK 억제제와 면역요법제의 조합에 가장 잘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아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페인 국립암연구소(Spanish National Cancer Research Center)의 공동저자인 에바 곤잘레스-수아레스(Eva Gonzalez-Suarez)는 보도자료에서 “이 전략은 면역학적으로 차가운(면역반응이 작동하지 않는, 면역치료제가 듣지 않는) 유방암을 면역체계에 민감한 암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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