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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美 알렉시온 390억달러에 인수 … ‘솔리리스’ 등 막강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확보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12-14 17:06:19
  • 수정 2023-10-04 12: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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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신장·심장·대사질환 이어 면역질환, 희귀질환으로 지평 넓혀 … 2015년까지 두자릿수 성장 무난

지난 9월 13일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플레인스(Morris Plains) 소재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210억달러에 인수한 게 올해 최고의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 거래일 줄 알았는데 기록이 깨졌다. 

관련기사: 길리어드, 유망 유방암 신약 보유 ‘이뮤노메딕스’ 210억달러에 인수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Alexion Pharmaceuticals)를 한 주당 175달러, 총 390억달러의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그동안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다고 평가된 알렉시온이 드디어 새 임자를 찾은 것이다. 
 
알렉시온은 초고가 의약품인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및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aHUS) 치료제인 ‘솔리리스주’(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와 그 후속약물인 ‘울토미리스’(Ultomiris 성분명 ravulizumab-cwvz)로 성가를 올리고 있는 낯설지 않은 제약기업이다.
 
양사 간 합의에 따라 알렉시온 측 주주들은 한 주당 현금 60달러와 미국 주식예탁증서(American Depositary Shares, ADSs) 2.1243주(ADS 한 주당 아스트라제네카 보통주 0.5주)를 지급받기로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미국 주식예탁증서 평균가격 54.14달러를 적용해 환산하면 한 주당 175달러를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조건으로 인수에 합의햇다.
 
이 같은 조건은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 주식의 12월 11일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한 주당 45%의 프리미엄을, 합의 공표 이전의 최근 30일간 종가 가중평균가인 122.04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43%의 프리미엄을 보장해 준 수준의 것이다.
 
양사의 이사회는 이번에 도출된 합의를 전원일치로 승인했다. 아울러 양사 간 합의에 따른 세부절차는 내년 3분기 중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렉시온 주주들은 통합된 제약사(아스트라제네카)에서 15%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스칼 소리오트(Pascal Soriot) CEO는 “알렉시온은 보체(補體, complement) 생물학 분야의 선도주자로 희귀질환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약물들을 공급하면서 탄탄한 위상을 구축해 왔다”면서 “이번 합의로 아스트라제네카가 면역치료제 및 정밀의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구축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인수로 2023년까지 연 매출 4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소리오트의 목표를 보다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솔리리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21% 증가한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알렉시온 경영진은 2025년 매출 목표를 약 90억~100억달러로 설정했다. 이에 비해 AZ의 글로벌 매출은 2019년에 236억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은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알렉시온 인수로 적어도 2025년까지 연평균 두자릿수 매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2020년 대미 장식할 인수 대상 바이오 넘버 1과 넘버 2는?

그동안 많은 증권사들은 알렉시온을 가장 유력한 피인수 제약사로 지목했다. 희귀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독점적이고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사노피, 화이자, 바이오젠, 노바티스를 알렉시온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제약사로 꼽았고 아스트라제네카는 상대적으로 인수 열의가 낮은 빅파마 그룹에 올려놨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 PARP 억제제 ‘린파자캡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 PD-L1 억제제 ‘임핀지주’(Imfinzi, 성분명 더발루맙 durvalumab) 등으로 암 분야에서 혁혁한 위상을 뽐내고 있다. 또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대사질환 등에서도 두루 선방하고 있다. 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와 관련 영국 옥스퍼드대와 협력해 AZD1222 백신을 개발해 3상을 진행 중이고, 항 코로나19 항체 칵테일을 개발하고 있다.
 
또 2016년에 사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엘러간에 라이선스 아웃했던 항 IL-23 항체인 브라지쿠맙(brazikumab)의 판권을 올해 초 다시 사들였다. 호흡기질환 및 염증성장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이 물질은 애브비가 엘러간을 630억달러 합병하는 과정에서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다시 아스트라제네카에 매각한 물질이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는 면역 매개 질환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자 알렉시온까지 인수하게 됐다. 보체인 C5를 표적으로 삼는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를 포함하며 Factor D, FcRn 등을 표적으로하는 11개 신약후보물질도 같이 획득했다. 이들 신물질은 20여가지 적응증으로 임상 개발 중이다.
 
관련기사: 알렉시온, 포톨라 14억4000만달러에 인수 … 항응고제 역전제 ‘안덱사’ 확보

더욱이 알렉시온은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포톨라파마슈티컬스(Portola Pharmaceuticals)를 14억4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항응고제 역전제인 ‘안덱사’(Andexxa, 성분명 안덱산트알파 andexanet alfa)를 확보했다. 솔리리스에 쏠린 매출 비중을 다각화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알렉시온은 솔리리스의 매출 비중이 너무 높은 데다가 2021년 특허만료로 2022년부터 유럽 등에서 바이오시밀러가 대거 출현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2 년 이내에 솔리리스 처방의 70% 이상을 울토미리스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도 처방 전환이 무난하게 성공할 것을 낙관하고 있다.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의 루드윅 핸트슨(Ludwig Hantson) CEO는 “지난 30년 가까이 알렉시온은 세계 각국에서 희귀질환 및 파괴적인 질환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변혁적인 의약품을 개발, 공급하는 데 매진해왔다”며 “그동안 일궈낸 성과에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자부심을 느끼면서 직원들의 기여에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핸트슨 대표는 “이번 합의가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에 고무적이고 새로운 장(章)을 열어주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임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에 강력한 포트폴리오, 혁신적인 희귀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세계 각국에서 재직 중인 재능 있는 인력, 생물의약품 분야에서 닦아놓은 강력한 제조역량 등을 넘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스트라제네카의 알렉시온 인수는 전문성 있는 의약품이 독립된 회사에 귀속된 것보다 대형 제약사로 영입될 때 더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런 알렉시온 인수를 계기로 아스트라제네카의 위상은 한층 더 올라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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