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최근 항암제 포트폴리오 확장에 주력하고 있지만 본래 전문 분야인 감염질환에도 신경쓰고 있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됐다. 길리어드는 전세계 첫 D형간염바이러스(HDV) 치료제인 ‘헵클루덱스’(HEPCLUDEX, 성분명 불레비르타이드 Bulevirtide)를 개발한 독일 MYR GmbH를 11억5000만유로(1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길리어드는 전액 현금거래 방식으로 MYR를 인수하기로 했으며 내년 1분기에 인수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헵클루덱스는 지난 7월 31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조건부 시판 승인을 받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중에서 시판 중이다.
미국에서 희귀의약품 및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미국 출시는 길리어드가 이 약을 인수한 만큼 내년 중 가속승인을 신청해 이른 시일 안에 시판승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길리어드는 향후 헵클루덱스에 대한 미국 내 사용 승인이 나오면 추가로 3억6200만달러(약 3천934억원)를 MYR에 지급하게 된다.
헵클루덱스는 B형간염바이러스(HBV)와 HDV가 간실질세포를 침투하는 데 중요한 관문인 NCTP에 결합해 이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HDV는 HBV에 걸린 사람 중에서 공동 감염되는 바이러스로 간경변이 있을 경우 5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50%에 근접한다. 비리어드는 일찍이 ‘비리어드정’(Viread 성분명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TDF)과 ‘베믈리디정’(Vemlidy 성분명 tenofovir alafenamide, TAF)으로 HBV 시장에서 아성을 쌓았다.
길리어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된 ‘베클루리’(Veklury 성분명 렘데시비르 remdesivir)를 개발했으며, 지난 9월에는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플레인스(Morris Plains) 소재 항체약물복합제 개발 전문회사인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210억달러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