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볶음 요리, 전골, 찌개 등에 넣어 먹는 팽이버섯. 이 버섯은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듯한 식감뿐 아니라 손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 찾는 이들이 많다. 대중적인 팽이버섯에는 건강에 좋은 다양한 효능이 들어있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팽이버섯(학명 Flammulina velutipes)은 팽나무의 고목에서 주로 발견되는 버섯이라 팽나무버섯이라고 부른다. 팽이와는 관련이 없다. 일본에서는 팽나무(에노키)에서 자란다고 해 에노키타케라는 이름이 붙었다. 늦가을에서 다음해 초봄까지 추위를 견디며 자라 겨울버섯(winter mushroom)이라고도 부른다. 감나무, 뽕나무, 포플러 등의 활엽수의 고목 줄기나 그루터기에 무리지어 나타난다.
야생종과 재배종은 맛과 모양 등 차이가 많이 난다. 야생종은 길쭉하고 우윳빛을 띤 일반 재배종과 달리 더 굵고 큼직하며 갈색을 띠면서 무늬가 짧고 표면에 끈끈한 점액이 묻어나온다. 재배종은 그늘진 곳에서 톱밥을 채워 넣은 원통에서 길러지며 우리가 매장에서 흔히 보는 모양이다.
색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자연산의 경우 자외선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멜라닌이라는 색소를 내 갈색을 띠는 반면, 재배종은 주로 그늘에서 자라기 때문에 뽀얀 색을 가지고 있다. 재배종은 집에서도 길러 먹을 수 있게 키트도 판매되고 있다.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맛과 영양이 좋아 된장찌개나 버섯전골 등의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팽이버섯은 맛이 매우 순하고 상큼하며 쫄깃하면서도 아삭아삭한 식감을 낸다. 날 것일 때는 비릿한 냄새가 많이 나서 물로 씻어내거나 익히면 괜찮아진다. 가열하면 점액이 나온다.
팽이버섯의 갓 지름은 2~8cm이고, 모양은 반구형을 거쳐 편평하게 된다. 표면은 점성이 강하고 황갈색 또는 노란색을 띠며 주변은 엷은색인데 살은 흰색이나 노란색이다. 팽이버섯의 자루는 높이가 2~9cm, 너비 2~8mm로 연골질이며 밑부분에 부드러운 털이 빽빽이 난다.
인공재배한 팽이버섯은 콩나물 모양으로 자루가 길고 갓은 열려있지 않은 상태며, 백색이나 크림색을 띤다. 습기가 차면 점성을 나타내고 전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다.
팽이버섯에는 단백질이 2.9g, 당질이 6.3g, 지질 0.30g, 철분 1mg, 칼륨 230mg, 칼슘2mg, 인 68mg, 니아신 5.6mg, 비타민C 2mg, 식이섬유 2.9g, 아연 0.33mg, 엽산47㎍, 회분 0.70g이 들어 있다. 특히 칼륨과 엽산이 풍부하다. 열량은 32kcal로 낮은 편이다.
팽이버섯은 버섯 중에서 버섯키토산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다. 덕분에 동맥경화증 개선, 내장지방 분해, 면역력 강화, 변비예방, 항암작용, 성장발육, 피로회복, 나트륨 배출, 다이어트 등에 효능이 있으며 혈중 지질을 내려 피를 맑고 깨끗하게 해준다.
혈당치를 내리고 냉증을 해소해 알레르기반응을 줄여주며 체취와 구취가 사라지게 하며 피부 재생력과 보습력을 높여준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나 독감, 생활습관질환(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팽이버섯은 여러 호르몬과 사이토카인 혈중 농도를 증가시켜 면역력을 높여주는 베타글루칸(다당류 식이섬유)이 많이 들어있다.
또 EA6라는 당단백질 성분은 암의 발병을 막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글루칸도 암 예방에 일정한 작용을 한다.
1983년 일본의 국립암센터 화학요법부가 8마리의 쥐에게 Sarcoma(사코마:육종) 180이라는 암세포를 주입하고, 각종 버섯이 암세포의 성장을 어느 정도나 억제할 수 있는지 연구한 결과 자연산 송이버섯이 91.3%, 표고버섯 80.7%, 팽이버섯 81.1%였고, 목이버섯 42.6%, 양송이버섯은 12.7%였으며 영지버섯은 77.8%, 운지버섯 77.5% 등이었다.
또 GABA과 판토텐산이 들어 있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GABA는 편안할 때 나오는 α알파라는 뇌파를 증가시키며, 휴식을 담당하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판토텐산은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는 부신피질호르몬의 재료가 돼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향상시킨다.
팽이버섯엔 비타민B1이 다량 함유돼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생 팽이버섯에 포함된 비타민B1의 함유량은 같은 무게의 생 표고버섯보다도 많다. 비타민B1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마늘이나 돼지고기에 들어 있다. 밥이나 빵 등의 탄수화물이 소화 흡수돼 최종적으로 간에서 포도당으로 변환되려면 비타민B1의 작용이 필수적이다.
팽이버섯은 식이섬유,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변비를 예방하고 내장지방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다.
버섯류 중에서도 키토글루칸이 가장 많이 함유돼 있는데, 이는 체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다. 칼로리가 매우 낮고 식이섬유는 물로 수분이 풍부해 섭취시 포만감을 준다. 하루에 100g 정도의 팽이버섯만 섭취해도 체지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모든 음식에 팽이버섯을 갈아 사용하면 단맛이 상승해 설탕을 대신할 감미료로도 제격이다.
영양학자들이 유아들을 A, B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두 그룹의 유아들 모두 일상적인 식단을 먹었지만, A그룹은 추가로 팽이버섯 음료를 마시게 했다. 7주 후 A그룹 유아들은 키, 가슴둘레 등이 훨씬 크고 튼튼하게 발육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팽이버섯에는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이 다량 함유돼 성장기 어린이 발육에 도움을 준다. 필수아미노산의 함유량은 다른 버섯보다 더 높으며, 리신과 아르기닌이 풍부해 대뇌 발육에 기여한다.
팽이버섯에는 에르고티오네인(ergothioneine)이란 특이한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몸에 유해한 활성산소 및 독소를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 이 물질은 사람의 몸에서는 합성되지 않으며 염증억제 작용도 한다. 오로지 버섯을 통해서만 섭취할 수 있다. 헤리세논(hericenone)은 뇌신경세포 단백질 생산을 억제함으로써 뇌를 신경퇴화로부터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팽이버섯은 소화를 돕고 위기능을 보강한다. 양배추보다 무려 2배나 풍부한 식이섬유와 리놀산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포함한 지질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 성인 남녀 250명을 대상으로 팽이버섯 추출물이 들어간 차를 8주 동안 섭취하게 했더니 피험자의 내장지방이 평균 22%나 감소됐다.
팽이버섯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장 속의 불필요한 것들을 배출해줘 독소를 제거해주고, 좋은 균을 늘려주는 작용을 해 장속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대변 소통을 원활하게 해 변비환자에게 좋다. 이밖에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및 혈당 조절에도 큰 역할을 하고 항진균 작용을 해 위궤양 치료, 항알레르기에도 효과가 크다.
다만 섭취시 주의사항도 있다. 팽이버섯에는 식물섬유와 칼륨이 많이 들어있어 너무 많이 먹게 되면 과민성대장염이나 고칼륨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버섯은 곰팡이의 일종이라 화학물질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팽이버섯은 세포벽이 단단해 그대로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절반이나 세등분으로 잘라서 먹어야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팽이버섯은 순백색이나 크림색으로 갓이 적은 것이 좋으며, 뿌리 부분이 짙은 다갈색으로 변해 있거나 줄기가 가느다란 것은 신선도가 떨어진다. 약용으로 사용할 때는 말린 것을 기준으로 한번에 3~5g 달여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