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범 가천대 길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손가락 길이 비: 성인 폐기능의 예측인자(Second to fourth digit ratio: a predictor of adult lung function)’ 논문은 ‘아시아남성과학회지(Asian Journal of Andr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의 견해에 따르면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남자아이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검지보다 약지가 길어진다. 또 여자 아이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 검지와 약지의 길이가 같아지거나 약지보다 검지가 더 길어진다. 실제로도 대다수의 남성은 검지보다 약지가, 여성은 약지보다 검지가 길다.
이는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이다. 약지가 긴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남성적 성향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 약지가 긴 여성일수록 옷 구매에 관심이 적으며 편안하고 활동적 의상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반대로 검지가 긴 남성일수록 외모 치장에 많은 정성을 쏟는다고 한다. 물론 이런 가설들이 과학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인지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다수의 연구논문과 전문가들은 이를 두둔하는 편이다.
김태범 교수는 비뇨기과적 문제로 수술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남성 144명을 대상으로 손가락 길이와 음경 길이를 비교 측정한 결과 검지보다 약지가 더 길수록 음경의 길이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논문을 는 2011년 7월에 발표하기도 했다. 국적, 인종 등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일반적인 경향은 비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김 교수팀은 2010년 7월 세계 최초로 ‘영국 비뇨기과학회지(BJU International)’에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을, 2011년 7월에는 손가락 길이 비와 성인 음경크기와의 관련성을 담은 연구결과를 아시아남성과학회지에 게재했다. 또 2012년 7월에는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비대증 약물치료 반응과의 관련성을 영국 비뇨기과학회지에, 같은 해 9월에는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암 악성도와의 관련성을 ‘브라질 비뇨기과학회지(Int Braz J Urol)’에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