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코리아의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인 ‘아이커보정80밀리그램’(Iqirvo, 성분명 엘라피브라노르, elafibranor)’가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시판 승인을 받았다.
이 약은 과산화소체 증식제 활성화 수용체(Peroxisome Proliferator Activated Receptor PPAR)에 작용해 담즙산 합성을 감소시키고 담즙산 흡수를 증가시켜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에 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이다.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에 내약성이 없거나 반응이 불충분한 성인 환자에게 사용한다. 비대상성 간경화(복수, 정맥류출혈, 간성 뇌 병증) 등 간기능이 심하게 떨어진 환자에게는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PBC)은 자가면역질환으로 간 내 작은 담관이 파괴돼 담즙 등이 축적돼 간이 손상되는 희귀 만성 진행성 간질환이다.
PPAR-α,δ은 세포내에서 특정 물질에 의해 활성화되는 핵 수용체로 지질 대사, 염증 반응 등 인자에 관여한다.
이 약의 국내외 승인은 3상 ‘ELATIVE’ 임상시험(NCT05060016)에서 아이커보와 UDCA 병용 투여군이 UDCA 단독 투여군에 비해 알칼리성 인산가수분해효소(ALP) 수치를 정상화하는 비율이 13배 높아진 것을 근거로 이뤄졌다.
이 임상에서 아이커보와 UDCA 병용 투여군의 51%가 ALP 수치 정상화를 이룬 반면 UDCA 단독 투여군은 4%에 그쳤다. 다만 생존율 개선이나 간 기능 악화 방지 여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확증시험을 통해 임상적 이점이 확인돼야 한다.
아이커보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체중 증가, 복부 통증, 설사, 구역 및 구토 등이다. 또 근육통, 근병증, 횡문근융해증, 골절, 태아 및 신생아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약물 유발 간 손상, 과민반응, 담도 폐쇄 등이 보고됐다.
아이커보는 프랑스 입센이 2021년 덴마크 젠핏(GENFIT, 본사는 프랑스 소재)으로부터 라이선스 인수 후 개발됐다.
프랑스 입센의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 치료제 '아이커브'
경쟁약물로는 동일한 적응증으로 2016년 FDA 승인을 받은 ‘오칼리바’(Ocaliva, 성분명 Obeticholic acid, OCA, 국내 미승인)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리브델지’(Livdelzi, 성분명 셀라델파 Seladelpar)가 있다.
오칼리바는 담즙산과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핵 수용체인 파네소이드 X 수용체(farnesoid X receptor, FXR)를 활성화하는 작용제다. OCA는 FXR을 활성화함으로써 간에서 담즙산 합성을 감소시키고, 담즙 흐름을 증가시키며, 담즙산이 간세포에 미치는 독성 효과를 줄인다. 이는 간기능을 개선하고 담즙 정체성 간질환의 염증과 섬유화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원개발사인 미국 뉴저지주의 인터셉트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는 이탈리아 제약회사 알파시그마(Alfasigma)에 2023년 9월 약 8억달러에 인수됐다.
하지만 오칼리바는 2024년 9월 유럽연합에서 유효성 근거 미비로 승인이 취소됐다. 오칼리바의 유럽 판권은 2022년 인터셉트와 라이선스 도입 계약을 맺은 영국 런던의 어드밴즈파마(Advanz Pharma)가 갖고 있었으나 허가 취소를 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칼리바의 PBC 적응증이 아직 철회되지 않았다. 그러나 FDA는 심각한 간 손상 위험으로 인해 진행성 간경변 환자에게 오칼리바 사용을 제한했다. 아울러 FDA는 이 약물의 잠재적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주기적이고 면밀한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의약품 정보에 반영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24년 2월, 43억달러를 들여 시마베이테라퓨틱스(CymaBay)를 인수해 확보한 리브델지는 같은 해 8월 14일 FDA로부터 가속승인을 얻었다.
셀라델파는 경구용 PPAR-delta 작용제로, 위약 대비 ALP 감소와 소양증 완화를 모두 입증한 유일한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