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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분당서울대 교수팀,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 규명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11-18 17:09:15
  • 수정 2020-11-19 03: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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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전체전장분석 통해 ‘CD33’, ‘PILRA’ 발현 유전자 확인 … 각각 식세포 정화작용 억제, 단순포진 감염 유발
박영호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은 박영호 신경과 교수팀이 국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18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미국에서 661명, 유럽에서 674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반응 및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원인 중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신경세포가 감소해 뇌가 위축되는 상태를 보인다.

연구팀은 이같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 유전자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를 확인했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이란 환자군과 정상군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정보를 비교하면서 환자군에서 더 많은 빈도로 나타나는, 즉 질환과 연관성을 가진 유전정보를 찾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우선적으로 이 분석법으로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22개의 유전자를 찾아 관련된 유전자들이 혈액에서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 발현량을 총합했다. 이후 발현량의 차이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하면서 어떤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지 분석했다.

연구결과, 정상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유의한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에서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유전자가 실제로 환자군에서 더 많이 발현된 것이라고 교수팀은 전했다. 

이번 연구에선 특히 CD33, PILRA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내 식세포는 체내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으면서 인체를 보호한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에 대해서도 식세포가 활동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억제시킨다. 하지만 CD33은 이러한 식세포의 면역반응을 어렵게 해 결국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ILRA는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가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신체가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원인 유전자를 규명한 만큼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서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모든 질병은 각 환자마다 발병 원인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만큼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개인의 유전정보, 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의 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분석하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큼 국내 환자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박 교수는 “유전체 분석 결과는 인종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를 설계하고, 계속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및 발병 기전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인 ‘유전신경학’(Neurology Genetics, IF=3.509) 온라인판(9월 3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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