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구보경 보라매병원 교수, 최상위 대비 최하위 비알코올 지방간 위험 6배 ... 간섬유화는 2배 또는 7배
서울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이 신체 근력이 감소할수록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및 간섬유화 진행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김원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구보경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평균 연령 45.6세인 1만3050명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의 신체 근력과 간질환 발생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존재하는지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냈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악력 수치를 체질량지수(BMI)로 나눈 값을 근력 수치로 활용했으며, 지방간 지수와 간 섬유화 바이오마커(BARD, FIB-4) 수치를 통해 대상자의 비알코올 지방간 및 간 섬유화의 유병률을 도출했다.
연구결과 근력 감소가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및 간섬유화 진행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강도에 따라 대상자를 4개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별 비알코올 지방간의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근력 최상위 그룹의 유병률은 7.5%에 그친 데 비해 최하위 그룹의 유병률은 45%로 6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간섬유화 분석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BARD 분석을 통해 확인한 간섬유화 진행도는 근력 최상위 그룹에 비해 최하위 그룹에서 2배 이상 높았으며(29.7% VS 63.9%), FIB-4 분석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무려 7배에 달하는 차이가 확인됐다(2.6% VS 18.0%).
혼란변수를 통제한 다변량 분석 결과 근력 감소에 따른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위험은 최대 1.6배, 간섬유화 진행 위험은 최대 1.35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근력 저하가 간 질환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김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 등으로 인한 근력 저하가 비알코올 지방간 및 간섬유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체내 포도당을 소모하는 주요 기관인 근육의 감소로 인한 인슐린저항성 악화가 간 질환 발생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 근력이 크게 감소하는 노년기에는 꾸준한 운동 및 식이요법을 병행함으로써 근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간 건강 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 노인의학 학술지인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지난 7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