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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다? 갑상선에 대한 오해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10-15 15:22:59
  • 수정 2020-10-21 17:2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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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적인 해조류 섭취 영향 없어 … 항갑상선제, 살찌는 약 아니지만 치료의 결과로 체중 회복 불가피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를 복용한 뒤 체중이 증가했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약 때문이 아니라 증상이 호전되면서 점차 원래 몸무게로 돌아간 것이다.
‘인체 보일러’로 통하는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으로 신진대사에 관여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뇌 속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TSH, Thyroid Stimulating Hormone)의 신호를 받아 갑상선호르몬(thyroid hormone)을 생성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너무 많이 생산되거나 적을 때 신체에 다양한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갑상선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결절 등이 있다. 갑상선암 발병률은 여성암 중 유방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착한 암’ 혹은 ‘순한 암’이라며 가볍게 여기는 경우도 많다. 갑상선 질환에 관련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1. 갑상선암은 착한 암?
 
갑상선암은 비교적 천천히 자라고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예후가 좋은 편이라 ‘착한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갑상선암도 ‘암’이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예후가 좋은 갑상선암이라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드물지만 빠르게 자라 고 림프절이나 폐 등으로 잘 전이되는 ‘나쁜 암’도 있다. 
 
미국 암협회(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 AJCC) 통계에 따르면 55세 이상 유두암과 여포암 등 분화 갑상선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1기 99%, 2기 95%에 이르지만 3기에는 84%, 4기에는 40%까지 급감한다. 무작정 치료를 미루다간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미분화암은 분화암(유두암, 여포암)이 오래 방치될 경우 분화의 방향이 역전돼 생긴다. 전체 갑상선암 중 1% 정도에 불과하지만 성장속도가 빨라 진단과 동시에 4기로 분류된다. 미분화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몇 개월 단위로 짧을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전체 여포암의 10%를 차지하는 광역침범형 여포암이나 조기에 발견되지 않는 수질암 등이 예후가 나쁜 암으로 분류된다. 

갑상선암의 95%는 증상이 없고 5% 정도에서 목 부위에 뭔가가 만져진다. 결절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결절이 커서 호흡이 불편하거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경우, 갑상선에 덩어리가 있으면서 목소리 변화가 수반된 경우에는 갑상선암이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박정수 일산차병원 갑상선암센터 센터장(외과 교수)은 “갑상선암에 대한 인식을 ‘착한 암’에서 ‘느린 암’으로 바꿔야 한다”며 “미분화암(역형성암)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후도 6개월 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므로 정기적인 검진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2. 갑상선약 때문에 살이 찐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를 복용한 뒤로 체중이 증가했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약 때문에 살이 찌는 게 아니라 병이 치료되면서 점차 원래 몸무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으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은 오히려 빠진다.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돼 신진대사도 필요 이상으로 활발해져 체중감소로 이어지는 것이다.
 
갑상선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질환은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으로 전체 원인의 75%를 넘게 차지한다.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에 대한 항체(면역글로불린G, IgG)가 생겨 이 항체가 마치 TSH처럼 수용체와 결합해 TSH와 유사한 역할을 해 갑상선호르몬의 분비가 급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방사성요오드 치료, 수술로 나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은 약물치료로 특히 항갑상선제가 선호된다. 항갑상선제는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이 생성 혹은 분비되는 것을 막는다. 약물치료 후 갑상선 기능은 8~12주 후 정상화되면서 갑상선기능항진증 증상은 호전된다. 다만 적어도 12~18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복용해 안정적인 효과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약을 먹으면서 갑상선기능이 정상화되면 병에 의해서 비정상적으로 빠진 몸무게가 점차 회복된다. 항갑상선제는 살을 찌우는 약은 아니지만 치료의 결과로 체중이 느는 것은 사실이다. 체중을 감량하고 싶다면 약물 복용을 중단할 게 아니라 식사량 조절과 운동에 나서야 한다. 
 
3. 갑상선 환자는 해조류를 먹으면 절대 안 된다?
 
갑상선질환이 있다고 해조류 등의 요오드 섭취를 줄이거나 과도하게 복용할 필요는 없다.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받는 2~4주 정도는 해조류 섭취를 피해야 하지만 평소에 김이나 미역 등을 먹는 정도로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 농축된 다시마환을 매일 복용하면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게 좋다.
 
4. 갑상선 수술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인체는 생존을 위해 갑상선호르몬이 필요하다. 갑상선을 절제하면 더는 스스로 호르몬을 생성하지 못하므로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하는 게 맞다. 하지만 갑상선을 반쪽만 절제했다면 나머지 반쪽이 본래 기능을 다 하기 때문에 반드시 호르몬 약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단 경우에 따라 반만 절제했음에도 갑상선 기능이 떨어져 기능저하증이 발생하면 호르몬을 투여해야 한다. 갑상선 수술을 받더라도 평생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5. 갑상선 약 먹으면 골다공증 생긴다? 
 
갑상선호르몬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골다공증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갑상선호르몬제는 정상 갑상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 복용하기 때문에 적정량을 넘기지 않는 한 골다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 갑상선 호르몬 과잉으로 골다공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항갑상선제를 복용해 정상 갑상선 기능을 유지한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인한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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