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촉자 코호트 격리 투석, 확진자 음압실투석 등 반영 … 국제적 치료지침으로 활용될 전망
대한신장학회의 인공신장실 코로나19대응팀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유행기간 인공신장실 내 2차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했다는 연구결과를 신장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미국신장학회지(논문인용지수=9.271)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인공신장실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국제적인 치료지침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논문 저술에는 조장희 경북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 강석휘 영남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 이영기 한림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가 참여했다.
지난 2월 19일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가 대구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대구‧경북지역 11개 인공신장실에서 3월 14일까지 11명의 혈액투석 환자와 7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진됐다.
이번 연구는 인공신장실 지침과 이에 따른 각 인공신장실과 대응팀의 활동이 인공신장실 내 2차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팀은 각 인공신장실의 환자와 의료진에 대해 역학조사를 시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밀접 접촉자들에게 즉각적인 코로나19 PCR 검사를 시행하여 4명의 추가 확진자를 확인하고, 음성으로 나온 환자들에 대해서는 14일간 코호트 격리 투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302명의 밀접 접촉자 중 2명의 의료진만이 2차 감염돼 0.66%라는 낮은 2차 감염 전파율 보였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모든 밀접 접촉자에 대해 즉각적인 PCR 검사를 시행해 추가적인 확진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음성인 환자들에 대해서는 인공신장실과 보건당국의 상호 협조를 통해 코호트 격리 투석을 유지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적절한 인공신장실 대응지침, 신속한 PCR 검사를 통한 환자의 조기 발견, 인공신장실‧학회‧보건당국의 상호 협조, 지속적인 감염병 감시 등을 통해 확진자가 발생한 인공신장실을 폐쇄하지 않고도 코로나19의 2차 전파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었다.
혈액투석 환자들은 면역력이 저하돼 있고 폐쇄된 공간(인공신장실)에서 집단적으로 투석치료를 받기 때문에 감염병 확산에 취약하다. 대한신장학회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기간에 투석환자 확진자를 대상으로 인공신장실 메르스 대응지침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마련했다.
학회는 이 지침을 각 투석기관에 배포해 코로나 감염시 진료에 도움이 되도록 했고, 핫라인을 구축해 불시에 코로나 감염이 인공신장실에 발생할 경우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대응팀을 이끌고 있는 이영기 투석이사(한림대 의대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인공신장실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할 경우 당황하지 말고 진료지침을 충실히 따르며 학회와 협력해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한신장학회 인공신장실 COVID-19 대응지침 주요 내용
1. 인공신장실 내 의료진과 환자들은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환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기실을 폐쇄한다.
2. 인공신장실에 들어오기 전에 체온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고 문제가 없는 경우에만 입실한다. 고열이 있으면 인공신장실을 방문하지 않고 미리 의료진에게 알린다.
3. 코로나19가 의심되거나 확진된 환자는 음압실에서 혈액투석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4. 밀접접촉자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코호트 격리 투석을 시행하며 매일 체온과 호흡기 증상을 확인한다. 코호트격리투석이란 밀접 접촉자들을 다른 환자들과 분리해 별도의 시간에 따로 모아 투석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5. 코로나19 유행기간 동안 병원 간 환자 이동은 원칙적으로 금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