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와 칼슘 1년간 섭취시 재발빈도 약 27% 감소 … 환자 삶의 질 향상 및 의료비 감소 기대
부족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채워줄 경우 이석증 재발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연구팀이 5년간 1000여 명의 이석증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7일 이같은 예방법을 제시했다.
머리를 특정 위치로 움직일 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이석증(양성돌발두위현훈)은 어지럼증 관련 질환 중 가장 재발이 흔하다. 메슥거림, 구토, 눈떨림을 동반해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는 질환으로 뚜렷한 원인이나 예방방법이 밝혀지지 않아 재발될 때마다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를 실시한 후 경과를 관찰 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비타민D가 부족하고 골밀도가 낮을 경우 이석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이석증에 관한 기초 실험결과와 여러 임상연구를 바탕으로 비타민D 치료의 이석증 재발 예방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고려대 안암병원, 충남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국내 8개 대학병원의 어지럼증 전문의들이 참여했다. 2013~2017년 1050명의 이석증 환자를 비타민D 투여 실험군(518명)과, 대조군(532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1년간 재발빈도를 비교했다.
실험군 중 혈중 비타민D 농도가 20ng/ml 이하로 낮은 348명은 1년 동안 비타민D 400IU와 칼슘 500mg를 매일 2회 섭취하도록 했다. 반면 대조군은 일반적 치료를 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연구 결과 대조군에서 재발 빈도가 5년간 1.10에 달한 반면, 비타민D를 섭취한 실험군에서는 0.83에 그쳐 비타민D를 보충했을 때 이석증 재발 빈도가 약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와 칼슘을 보충하는 예방법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영국, 스페인의 국가별 이석증 의료비용 효과 분석에서도 경제성 있는 방안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이석증 치료에 임상연구에 기반한 근거를 제공해 진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수 교수는 “세계 최초로 이석증의 예방치료법을 제시해 향후 신경이과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다른 어지럼증 치료기술에도 응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수한 진료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어지럼증 분야의 학문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신경학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인 ‘신경학저널(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