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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수익 내도 적자? 대학병원 ‘이상한 회계’ 국감 도마에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10-07 18:35:50
  • 수정 2020-10-08 16: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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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서울병원 3년간 총수익 4조3377억원, -1015억원 적자 … 고유목적사업준비금‧수탁연구과제수익 등 회계 구멍 지적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상당수 대학병원들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대형 대학병원의 운영과 회계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7일 시작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전국 76개 대학병원 및 대학협력병원의 회계자료가 공개됐다. 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에는 적자를 기록해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을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회계상 착시효과’의 원인으로 수익금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적립하거나 ‘정부 수탁연구과제 수익’을 소속 대학 수익금으로 전환하는 관행이 지목됐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 계정으로 수익금 돌려 … 많이 벌어도 회계장부엔 늘 ‘적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76개 대학병원 및 대학협력병원의2017~2019년 3년간 회계자료를 공개했다. 고 의원은 이들 대학병원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항목 등을 회계상 편법으로 활용해 법인세를 비롯한 세금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76개 대학병원의 법인세 차감 이전 순수익은 2조781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병원들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3조2217억원을 비축하고 법인세는 389억원만 납부했다.
 
현행법상 의료기관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명목으로 법인 수익금의 50%까지 적립할 수 있다. 인구 30만명 이하 시·군에 소재한 병원이거나 대학병원이 없는 지방의 병원들은 80%까지 쌓아두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적립된 자금은 건물 신축 등 목적사업에 활용되는데, 5년 안에 사용하면 세금이 감면되는 혜택이 있다.
 
문제는 병원들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경영이익을 줄여 세금을 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사립대병원은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돼 재무제표를 공시하긴 하지만 이에 대한 감시는 자체 감사가 전부다.
 
그렇다보니 병원이 이익을 보고도 회계상으로는 적자가 나오는 ‘착시’가 빈번하다. 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회계상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한 곳은 삼성서울병원이다. 삼성서울병원은 2017~2019년에 총 수익은 4조3377억원이지만 총비용 또한 4조3377억원으로 회계상 수익은 0원이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은 -1069억원, 당기순이익은 -1015억원으로 적자 경영 상태다. 법인세는 0원이다.
 
세브란스병원도 이 기간 당기순이익에서 -6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수익은 4조5146억원, 총비용은 4조2063억원으로 법인세 차감전 순수익은 3084억원이었다. 하지만 ‘고유목적사업준비금전입액’으로 3736억원이 사용돼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역시 3년간 낸 법인세는 0원이다.
 
서울대병원은 법인세 33억 납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적자다. 총수익은 3조 6621억원, 총비용은 3조 6255억원,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은 367억원을 기록했지만 고유목적사업준비금전입액으로 558억원, 고유목적사업준비금확입액은 209억원을 기록해 적자가 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총수익은 5조5878억원, 총비용은 5조3923억원, 법인세 차감전 순수익은 1955억원이다. 이중 1640억원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전입액으로 돌려 당기순이익은 315억원에 그쳤다. 자료에 따르면 이곳도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고 의원은 “2019년도 기준 76개 대학병원 중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적립액이 순이익보다 큰 대학병원이 55개에 달했다”며 “적자에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일반 회계로 전입한 대학병원은 3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상 편법은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 상당 부분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처리해 과세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가능했다”며 “정부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통한 회계상 편법을 용인해줌으로써 사실상 대학병원들에게 비과세 헤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십억 수탁연구과제 수익도 회계상으로는 0원 … 세금 회피 논란
 
대학병원 수탁연구과제 수익을 0원으로 처리하는 회계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회계자료에 따르면 상당수의 대학병원이 정부로부터 수주한 수탁연구과제 수익을 대학 산학협력단(산단)으로 돌림으로써 연구수익을 축소하거나 0원으로 처리했다.
 
2019년 기준 수탁연구 수익이 0원으로 처리한 의료기관이 대학병원 76곳 중 사립대병원 45곳, 국립대병원 6곳이었다.

2019년 국가연구용역과제 전체 현황을 정리한 한국연구재단 자료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전체 정부 수탁연구 과제를 244건 진행했고, 연구비 총액은 312억원이었다. 세브란스병원의 과제는 총 7건으로 비용은 31억원이다. 하지만 이들 병원 모두 수탁연구과제 수익을 0원으로 처리했다.
 
이렇게 수탁연구수익을 0원으로 기록한 대학병원은 16곳에 달했다. 작년 기준으로 이들이 진행한 연구과제는 412건, 투자된 연구비는 525억원에 이른다.

고 의원은 “대학병원들은 낮은 수가로 병원 경영이 어렵다고 하지만 사실 고의적인 회계상 편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며 “‘제도적 분식회계’ 아래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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