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세엘진 740억달러 인수에 이은 공격적 M&A … 내년 1분기 신약승인 신청, 다니캄티브도 2상 착수
지난해 1월초 세엘진을 740억달러에 사들인 지 1년 10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브리즈번(Brisbane) 소재 심장질환 전문 바이오업체 마이오카디아(MyoKardia)를 131억달러에 인수했다. 거래는 올해 안에 종결될 예정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BMS는 마이오카디아에 인수 대금으로 주당 225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한다. 이는 두 회사의 이사회가 이견 없이 동의한 결과다. 225달러는 지난 2일 종가인 139.6달러에 60%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BMS는 마이오카디아가 개발한 폐색형(Obstructive) 비후성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 치료신약 ‘마바캄텐’(Mavacamten, 코드명 MYK-461, NCT03442764)을 확보하게 됐다.
HCM은 사망률이 높고 건강에 커다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성 심장질환이다. BMS는 마바캄텐에 대한 신약승인신청서(NDA)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2021년 1분기에 제출할 예정이다. NDA는 EXPLORER-HCM 임상 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BMS는 마바캄텐이 비폐색형 비후성심근증을 비롯한 다른 병증에도 효과가 있는지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마바캄텐은 EXPLORER-HCM 시험에서 주요지표와 부차지표 모두를 달성했다. 이는 심장에서부터 흐르는 피의 막힘을 줄임으로써 충분한 증상 완화, 활동 가능 범주 확보와 삶의 질 향상을 가져왔다는 뜻이다.
BMS가 이미 심혈관계 포트폴리오로 블록버스터 항응고제 ‘엘퀴리스’(Eliquis, 성분명 Apixaban)를 확보하고 있다. HCM은 유럽과 미국에서만 연간 20만명에서 발생한다.
마이오카디아는 이밖에 임상단계 화합물인 다니캄티브(Danicamtiv, 코드명 MYK-491)와 MYK-224 등 두 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다니캄티브는 수축기 심장기능 상실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됐다. MYK-224는 HCM을 적응증으로 삼고 있다.
지난 9월 9일 마이오카디아는 원발성 확장성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 DCM) 대상 2상 시험에서 첫 환자에게 다니캄티브를 투여했다. 이 질환은 사르코미어(sarcomere) 심장 가로무늬근 조직 단위에서 생긴 유전자 돌연변이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DCM은 심근 기능 이상으로 좌심실이 확장되며 약화된 심실의 펌프력이 산소로 포화된 혈액을 박출하지 못하게 하는 질환이다. 이 임상 연구는 MYH7 또는 티틴(titin) 유전자 변이로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BSM 회장 겸 CEO인 지오바니 카포리오(Giovanni Caforio)는 “마이오카디아 인수가 우리 포트폴리오, 파이프라인, 과학 역량을 더욱 강화하며 의미 있는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심혈관질환 환자의 중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유망한 의약품인 마바캄텐의 추가 확보를 통해 우위를 보이는 심혈관질환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소스 지아나카코스(Tassos Gianakakos) 마이오카디아 CEO는 “마이오카디아는 8년 전 과감하고 혁신적인 과학을 통해 심각한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목적으로 출범했다”며 “이후 헌신적 직원들이 노력으로 질병의 진행 판도를 바꾸고 심장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고안된 비교할 데 없는 표적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BMS는 심혈관질환 치료를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의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오카디아는 이번 호재 없이도 1년 만에 주가가 52달러 선에서 최근 104달러 이상으로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등 좋은 해를 보내고 있었지만 이번 인수 소식에 지난 2일 139.6달러(종가)에서 5일 220.34달러로 57%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데이비드 나이렝가르텐(David Nierengarten) 웨드부시(Wedbush) 애널리스트는 “초기이자 최저 위험인 HCM 치료 시장이 2026년까지 연매출 25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마바캄텐에 대한 매출 기대감이 반영된 전형적인 인수 프리미엄이 얹혀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