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가 시행된 이후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확대가 급감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신규암환자 등록자 수가 감소하는 등 암환자들이 진단과 치료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들어났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보건복지위, 부산 수영구)이 6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항암제 급여확대, 2018년 이후 50%이하로 급감

심평원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중증질환심의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르면, 신규의약품의 등재율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급여확대 의약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증질환심의위원회는 항암제와 같이 중증질환에 사용되는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로 암질환심의위원회로 통용된다.

2016년도에 급여확대를 신청한 의약품 20건 중 19건이 중증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으나 2017년도 33건 중 25건(76%), 2018년도 47건 중 18건(38%), 2019년도 45건 중 21건(47%), 2020년 8월 기준 27건 중 13건(48%)으로 집계됐다.

문케어가 본격 시행한 2018년도 이후 통과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현 정부가 보편적 의료혜택 확대에 치중하면서 중증환자들이 오히려 사각지대에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증질환심의위원회에서 3회 이상 논의된 의약품은 총 6건으로 확인됐는데, 이 중 4건은 아직도 급여되지 못한 상황이다. 3회 이상 논의됐다는 것은 등재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급여가 계속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매년 증가하던 암환자 신규등록, 코로나 이후 떨어져 … 암 진단율 제고방안 마련

2017~2020년(3~5월) 암환자 산정특례 신규 등록환자 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 여파로 일반 국민들의 의료접근성이 제한된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던 올 3~5월 암환자 산정특례 신규 등록 환자 수가 6만274명으로 지난해 동기 7만2473명 대비 16.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 같은 기간 동안 산정특례 신규등록 암환자 수가 △2017년 5만9296명 △2018년 7만107명 △2019년 7만2473명으로 증가추세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아졌다. 이는 암 발생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의료접근성 저하로 인해 진단을 받지 못한 잠재적 암환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생존율과 직결되는 암 조기발견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때 진단되지 못하고 지연되고 있는 만큼, 감염병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암 진단율 제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전봉민 의원은 “문케어 시행 이후 정부가 건강보험 급여를 실적 중심으로 추진하면서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중증환자들이 오히려 급여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다”며 “암환자들이 건강보험의 안전망 속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의 우선순위 재설정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