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시험 한번 더하라’ 권고받아 … 이식편대숙주병 신약, 자문위 9대1 찬성에도 고배
호주의 세포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메조블라스트(Mesoblast)의 소아 스테로이드 저항성 급성 이식편대숙주병(steroid-resistant acute graft-versus-host disease, SR-aGVHD) 신약 ‘라이온실’(Ryoncil 성분명 레메스템셀-L, remestemcel-L)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에 대해 반려하는 반응종결레터(complete response letter, CRL)를 받았다고 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더욱이 이번 승인 거절은 앞서 미국 FDA 항암제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 ODAC)가 9대1로 승인을 권고한 바 있어 메조블라스트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FDA가 자문위 권고를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지만 대체로 자문위의 승인 권고는 시판 허가로 이어지고, 더욱이 이번처럼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은 경우에는 뒤집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급성 GVHD는 동종 이계 골수이식을 받은 환자의 약 50%에서 발생한다.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3만명이 혈액암 치료 중 동종 골수이식을 받는다. 가장 심각한 3~4 등급의 급성 GVHD 환자 사망률은 90%에 이른다. 현재 미국에는 12세 미만 SR-aGVHD 소아 환자를 위한 승인된 치료법이 없다.
라이온실은 기증자의 골수에서 추출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배양한 세포치료제로 정맥주사로 투여된다.
FDA는 CRL에서 SR-aGVHD에 대한 약물의 효과에 대한 더 많은 증거를 갖추기 위해 성인 및 어린이 대상으로 최소 하나 이상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실행할 것을 권장했다. 메조블라스트는 현재 12세 미만 아동에 대한 승인된 치료법이 없는 점을 감안해 신속승인 후 사후임상을 조건으로 FDA에 긴급히 A형 회의(Type A meeting) 소집을 30일 이내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메조블라스트가 FDA의 가속승인을 얻으려면 FDA의 다른 우려사항을 해결해야 한다. FDA는 CRL에서 “제품의 생물학적 활성과 효능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측정 수단에 대한 더 심도 깊은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메조블라스트는 “레메스템셀-L의 효능을 측정하는 분석법은 사망 위험이 높은 심각한 염증성질환에 사용하기 위한 심도 깊은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반응했다.
미국 듀크대 줄기세포이식 실험실 소아혈액·골수이식 담당 책임자인 조앤 커츠버그(Joanne Kurtzberg) 교수는 “임상 3상 결과는 라이온실이 나쁜 예후를 가진 SR-aGVHD 소아에게 의미 있는 치료법을 입증했다”며 “환자들이 절실히 필요한 이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조블라스트는 라이온실로 코로나19로 인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중등도~중증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성인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로 구성된 미국 데이터·안전모니터링위원회(DSMB)의 두 번째 중간분석은 11월 초에 예정돼 있으며, 12월에 환자 등록이 완료될 예정이다.
코로나19 ARDS는 사망 주요 원인인 SR-aGVHD 소아에서 관찰되는 사이토카인성 염증질환과 유사한 양태를 보인다.
메조블라스트 최고경영자인 실비우 이테스쿠(Silviu Itescu)는 “SR-aGVHD 및 코로나19 관련 ARDS를 포함해 생명을 위협하는 염증성질환 환자에게 라이온실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4월까지만 해도 2 호주달러를 넘지 못했지만 서서히 올라 지난 8월 10일에는 4.87 호주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8월 12일 FDA가 요약문서(briefing document)를 통해 “특정 약물 로트에서 임상 효능과 연결된 품질 결함이 보인다”며 “제조공정이 수용할 만한 품질의 라이온실 로트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도록 보장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이날 3.07 호주달러로 급락했다. 하지만 이틀 후 ODAC가 9대1로 승인을 권고하자 14일 주가는 50% 이상 상승한 4.7 호주달러로 회복했다. 하지만 지난 2일 FDA가 승인을 거절하자 다시 3.19 호주달러로 내려앉았다.
이테스쿠는 시드니 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FDA의 데이터 요청에 응하려면 예정된 출시 일정이 3개월~5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은 소아 환자의 특성상 환자등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 환자가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