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현 서울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치매 환자의 청력 손실이 기억력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도성 난청이 유도된 알츠하이머병 동물 실험군을 대상으로 Y-maze 행동평가 실험을 진행하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난청이 없는 대조군과 비교해 청력 손실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행동평가 실험 결과, 난청이 유도된 실험군의 경우 치매 증상만을 가진 대조군에 비해 공간을 기억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위해 설계된 공간 탈출에 소요된 시간을 토대로 기억 손상 정도를 비교한 결과에서 난청 발생 후 3개월이 지난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손상이 2배가량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난청이 지속될 경우 치매로 인한 기억력 감퇴가 더욱 빨리 이루어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뇌 영상 분석 결과에서는 난청이 대뇌 포도당 대사 기능 및 회백질 농도 감소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 유도 후 7개월이 지난 실험군은 대뇌 넓은 영역에서 대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회백질 농도가 확인됐으며, 뇌의 혈류 및 대사 상태를 측정하는 SPM(Statistical Parametric Mapping) 분석에서는 난청이 지속될수록 학습과 기억 능력을 수행하는 대뇌 해마 부위의 포도당 대사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청 등에 의한 청력 손실이 치매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기억력 감소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특히 정보전달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대뇌 특정 부위의 기능 저하가 확인된 만큼, 치매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증상 관리를 위해 자신의 청력도 주기적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 유명 학술지인 ‘신경과학 선도저널( frontiers in neuroscience)’ 지난 8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