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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10g) 가벼운 음주라도 건강 이익 없어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9-28 17:45:51
  • 수정 2020-10-03 22: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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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준영 서울아산병원 교수, 비음주군에겐 한잔도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 줄이지 않아
장준영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왼쪽),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소량의 음주는 몸에 이로울 것이라는 전통적인 믿음과 달리 하루 한 잔씩 술을 마셔도 건강상 이익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준영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2007~2013년)을 바탕으로, 비음주자 11만2403명을 음주량 변화에 따라 비음주 유지군과 음주군으로 나눠 3년간 건강상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평균 10g 이하(한 잔 기준)의 알코올을 섭취한 소량 음주군에서 뇌졸중 발생위험이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지 않았으며,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역시 비음주 유지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심혈관계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소량 음주군이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21% 감소했지만, 이 역시 비교 대상으로 삼은 비음주 유지군 내에 ‘건강이 좋지 못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식 퀴터·sick quitter)’이 포함된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됐다.
 
과거 일부 연구를 통해 알코올을 하루 30g 정도 섭취하는 적당량 음주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혈소판 응집을 줄여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음주가 주는 건강상 이점을 의학적으로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우세하다. 하루 한 잔 이하의 소량 알코올 섭취도 심혈관계질환과 뇌졸중, 각종 사망위험을 낮추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됨에 따라 비음주자는 비음주 습관을 유지하는 게 건강에 이로울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대상자 가운데 두 번째 건강검진(2009~2010년) 때까지 비음주를 유지한 사람(비음주 유지군)은 86%였고 나머지는 음주량을 늘렸다.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10g 이하인 사람(소량 음주군)이 9.4%를 차지했다.
 
소량 음주군의 뇌졸중 발생 위험은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큰 차이 없었으며(위험비 0.83, 95% 신뢰구간 0.68-1.02),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또한 비음주 유지군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위험비 0.89; 95% 신뢰구간 0.73-1.09).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은 비음주 유지군 대비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위험비 0.79; 95% 신뢰구간 0.68-0.92).
 
사망과 연관성이 높은 기저질환을 수치화한 ‘찰슨 동반질환지수(
Charlson Comorbidity Index, CCI)’가 3 이상인 비율이 소량 음주군(20.2%)보다 비음주 유지군(25.7%)에서 더 높았다. CCI는 점수가 높을수록 기저질환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소량 음주군에서 나타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는 비교집단인 비음주 유지군의 중증 기저질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나온 편향적인 결과일 뿐 소량 음주의 영향은 아니라고 추정했다.
 
하루 2잔 이상 술을 마시기 시작한 사람은 교통사고 등 외인사로 사망할 위험이 비음주 유지군에 비해 2.06배(95% 신뢰구간 1.09-3.9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준영 교수는 “과음이 신체에 주는 해악은 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밝혀졌지만, 비음주자에 있어서 소량의 음주량 증가와 건강의 상관관계는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비음주자를 대상으로 소량의 알코올 섭취 증가가 심혈관계 질환과 뇌졸중 발생,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알코올 종류와 섭취량에 관계 없이 알코올 자체가 주는 건강상 이점은 의학적으로 불분명하므로, 비음주 습관을 유지해 온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금주를 지속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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