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사이토카인 따라 세포독성 비례 증가 … 급성 A형간염 등 간질환 치료 실마리 제공 기대
간 내의 MAIT(Mucosal-associated invariant T) 세포가 T세포 수용체(TCR)의 자극 없이도 사이토카인에 의해 세포독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급성 A형 간염 등 간 질환 치료에 실마리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동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학교실 이식외과 교수, 신의철·박수형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나민석 KAIST 의과학대학원 연구원, 박준용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학교실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JOURNAL OF HEPATOLOGY(IF 20.582)’에 게재됐다.
MAIT 세포는 혈액‧간‧폐‧점막 등에서 발견되는 세포로 미생물 등에 의한 감염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 T세포와 달리 선천성 및 후천성 면역기능을 같이 갖고 있다. 연구팀은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간 내 MAIT 세포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연구팀은 간이식 수술 과정에서 기증자의 간을 절제한 후 간 보존을 위해 관류액을 흘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관류액 내의 동양혈관 단핵세포(sinusoidal mononuclear cell)를 분리해 인터루킨-2(IL-2), 인터루킨-7(IL-7), 인터루킨-12(IL-12), 인터루킨-15(IL-15) 등 사이토카인(cytokine)을 MAIT 세포(CD3+CD8+CD4-TCRVα7.2+CD161hi)에 반응시켰다.
이들 사이토카인에 따라 세포독성물질인 퍼포린(perforin), 그랜자임B(granzymeB)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MAIT 세포와 각 물질들의 발현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인터루킨-15의 자극에 따라 유도된 퍼포린과 그랜자임B의 증식은 말초혈액에 존재하는 MAIT 세포에서도 관찰됐다. 이는 인터루킨-15가 MAIT 세포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인터루킨-15의 자극을 받은 MAIT 세포는 TCR/MR1의 상호작용 없이도 세포독성을 유발(그랜자임 B 의존성 innate-like cytotoxicity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동진 교수는 “MAIT 세포의 특성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는 인터루킨-15가 간접적으로 MAIT 세포를 활성화해 퍼포린, 그랜자임 B, 인터페론 감마(IFN-γ)가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인터류킨-15가 직접적으로 MAIT 세포를 활성화하며 TCR/MR-1에 독립적으로 세포독성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 간 질환에서 MAIT 세포의 역할을 확인하고자 급성 A형간염 환자의 혈액을 활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환자의 말초혈액 MAIT 세포에서는 퍼포린, 그랜자임 B의 비율과 중요한 면역수용체인 NKG2D의 발현이 증가하는 게 관찰됐다. 즉 급성 A형간염 환자의 경우 MAIT 세포의 세포독성이 매우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의 ALT 수치 증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성 간염에서 MAIT 세포가 인터루킨-15 증가에 따른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단서를 제공했다. 이는 MAIT 세포가 급성 A형간염과 같은 간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조절인자의 후보물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정상 간과 비정상 간에서의 HIF-2α 활성화에 의존하는 간 내 CD69+CD103-CD8+ T세포의 기능(Functions of human liver CD69+CD103-CD8+ T cells depend on HIF-2α activity in healthy and pathologic livers)’ 연구도 지난 6월 JOURNAL OF HEPATOLOGY에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