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4년 통계, 35세 이상 산모가 절반 … 자연분만 50.2%로 제왕절개보다 많아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만 35세 이상 산모가 늘어났다. 만 40세 이상 산모도 10년 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팀은 2016~2020년에 이 병원에서 출산한 산모의 나이의 분만 형태를 분석한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총 6378명 중 51.6%가 ‘35세 이상 산모’였고 9.2%가 40세 이상이었다. 절반 이상이 고령산모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출산율이 감소했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출산율은 감소폭이 더 컸다. 의학적으로 고령산모의 기준은 만 35세다.
산모가 35세가 넘으면 합병증이 증가해 고위험 임신에 속한다. 만성고혈압, 임신중독증, 난산, 조산, 산후출혈, 임신성 당뇨병, 염색체 이상, 기형아 출산 등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고령에 아이를 갖는 산모들은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 실제로 산도가 유연하지 못해 난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왕절개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당뇨병, 조기진통이나 태반박리 등 여러 가지 합병증이 겹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의 연구결과 제왕절개 비율은 높지 않았다. 고령산모 중 자연 분만한 산모가 50.2%로 제왕절개로 분만한 산모 49.8%보다 근소하게 많았다. ‘고령’은 출산 전후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약간 높을 뿐이지 산모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산모들은 산전 진단에 적극적이고 태아의학 수준이 높아져 고령산모의 건강한 출산엔 큰 문제가 없다고 연구팀을 설명했다. 연구 기간 서울대병원에서는 53세 최고령 산모를 포함해 23명의 45세 이상 산모가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중신 교수는 “산모 자신을 잘 챙기는 게 태아를 돌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조기발견을 통한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 산전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