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사용승인(EUA)을 통해 허가한 176개 코로나19 진단키트 가운데 한국의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대표 박희경), 바이오코아(신용규)가 진단 민감도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업체 상당수가 상위권에 끼어 K-바이오의 위상을 또 한번 과시했다.
FDA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부터 지난달 말일까지 긴급사용승인을 내준 176개 진단키트 가운데 152개 품목에 대한 성능을 각 기업으로부터 회신받아 평가가 가능한 58개 분자진단제품의 민감도 순위를 매겨 1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번 평가기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핵산염기서열 증폭검사(nucleic acid-based amplification tests (NAATs)의 검출한계(limit of detection)로 낮을수록 검사 민감도가 우수한 것이다. 비인두강(비강)으로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다음 검체 ㎖당 핵산검사 검출 가능 최소량(NDU, NAAT Detectable Units)를 비교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FDA 자료에 따르면 퍼킨엘머(PerkinElmer) 제품이 NDU 180으로 가장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이어 사이언셀리서치랩(ScienCell Research Laboratories)가 540으로 2위을 차지했다.
이어 검출한계 600 레벨엔 시선바이오의 ‘유탑코비드-19진단키트’(U-TOP COVID-19 Detection Kit), 바이오코아의 ‘바이오코아실시간진단키트’(BioCore 2019-nCoV Real Time PCR Kit)와 외국 기업인 홀로직(Hologic), 디아아카르타(DiaCarta) 등의 제품이 등이 공동 3위에 랭크됐다.
시선바이오는 지난 4월 오상헬스케어(18일), 씨젠(21일), SD바이오센서(23일)에 이어 국내 기업으로는 네번째(27일)로 FDA 긴급사용승인을 얻었다. 시선바이오 제품은 타깃 검출력이 뛰어난 PNA(인공 DNA) 소재를 이용해 미량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진 환자를 선별하는 데 더욱 적합하고 양산에 유리하다. 간편하고 빠르게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전용 분석 프로그램 방식을 도입해 검사자의 편의성도 높였다는 평가다.
반면 PCR 방식으로 개발된 벡톤디킨슨(BD), 퀘스트다이애그노스틱스(Quest Diagnostics), 헬릭스(Helix), 로슈(Roche) 등은 검출한계가 1800으로 이름값에 비해 순위가 밀려 공동 4위군을 형성했다.
더구나 애보트의 ‘리얼타임에세이’(RealTime assay)와 세페이드(Cepheid)의 ‘엑스퍼트엑스프레스신속진단키트’(Xpert Xpress rapid point-of-care)는 검출한계가 5400(공동 7위)에 맞춰져 있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 유행 초기에 공급받은 시약의 검출한계는 1만8000 수준(공동 12위 수준)이었다.
놀랍게도 퀴아젠(Qiagen), 디아테릭스유로핀(Diatherix Eurofins), 루미넥스(Luminex) 등 인플루엔자, 라이노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을 함께 선별 진단하는 호흡기질환 진단키트는 검출한계가 18만이나 돼 효용성에 의심이 가게 했다.
신속진단 또는 현장진단(point-of-care, POC) 키트 가운데 마른 면봉이나 검체 채취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검사법은 따로 순위를 매겼다. 애보트의 ID NOW 검사는 30만 NDU, 퀴델(Quidel)의 리라다이렉트에세이(Lyra Direct assay)는 54만이었다. 침으로 채취하는 플루이다임(Fluidigm)의 어드밴타 키트(Advanta saliva-based test)는 5만4000 수준이었다.
이밖에 한국기업으로는 4위 그룹(1800NDU/mL)에 랩지노믹스, 7위 그룹(5400NDU/mL)에 진매트릭스, 코젠바이오텍, 엑세스바이오, 8위 그룹에(6000NDU/mL)에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의 신속분자진단키트가 랭킹됐다. 오상헬스케어, SD바이오센서, 진매트릭스, 젠큐릭스, 바이오세움, 솔젠트 등은 민감도 결과를 FDA에 보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FDA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국내 분자진단키트 개발사는 총 12개다.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대표는 “미국에서 승인된 2개의 코로나19 분자진단키트 중 하나는 일반 분자진단키트는 3위 그룹에, 신속진단키트는 8위 그룹에 랭킹됐다”며 “신속진단키트는 루프 매개 등온증폭(Loop-mediated isothermal amplification, LAMP) 방식으로서 이 방식으로는 가장 좋은 성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제프 슈렌(Jeff Shuren) FDA 의료기기 국장은 “참조 패널이 검사법 개발 및 승인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검사 성능을 모니터링하고 미국인이 신뢰할 수 있는 진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