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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간 가교 역할하는 ‘분자접착제’ 연구 현주소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9-16 15:18:50
  • 수정 2020-12-12 18: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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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바티스, “질병 진행 막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 … 암처럼 까다로운 질환에 활용 가능성
 분자접착제는 해로운 단백질을 쓰레기로 처리할 수도 있고, 병적 특성을 가지지 않지만 실제로는 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작용해 질병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활동을 막을 수도 있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이 단백질 분자가 이리저리 떠다니고 서로 부딪히며 생명 유지에 중요한 활동을 한다. 일부 세포 안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분자접착제’(biomolecular condensates)가 단백질 사이를 떠다닌다. 이 작은 분자들은 수완 좋은 중매자처럼 단백질을 서로 결합시킨다. 세포의 운명이 작은 분자에 의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노바티스 생명의학연구소(NIBR)의 신약 개발자(Drug hunter)들은 이 작은 분자접착제가 질병의 진행까지도 막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판단,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활동을 바꿀 분자 접착제 개발에 체계적으로 접근 중이다. 분자접착제는 기존의 저분자 의약품과는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암처럼 까다로운 질환에 쓰일 새로운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질병을 억제하는 분자접착제를 연구하는 노바티스의 생물학자인 조나단 솔로몬 (Jonathan Solomon)은 “분자접착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라고 말했다.
 
분자접착제는 자연의 산물이다. 이들은 애기장대와 같은 식물에서 처음 발견됐다. 식물에 있는 일부 저분자 호르몬은 단백질을 서로 결합시키는 작용을 한다. 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일종의 항생제 성분이 이처럼 단백질을 결합시키면서 작용한다.
 
분자접착제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있는 로한 벡위스(Rohan Beckwith) 노바티스 화학자는 “이런 작용이 자연에서 실제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질병 생물학에서 저분자가 단백질을 서로 결합시킨다는 개념은 신약개발 연구에서는 아직 생소해 상당한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말한다.
 
세포 안에서 단백질은 서로 끊임없이 부딪힌다. 대부분의 세포 활동이 단백질 간 상호 작용의 결과로 발생한다. 분자접착제는 단백질을 자기 자신 또는 다른 단백질에 결합시키면서 단백질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의약품에서 분자접착제가 중요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단백질 간의 결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백질 간 상호작용은 대부분의 생물학적 활동을 촉진하므로 분자접착제는 질병에 저항하는 생물학적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예를 들어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에 ‘쓰레기’라는 꼬리표를 붙여서 세포가 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분자접착제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질병과 연관된 단백질이 분자접착제를 자신에게 붙게 함으로써 더 이상 기능하지 못하게 하고, 질병 진행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저분자 의약품으로는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 여전히 많고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법이 필요하다. 최근까지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저분자를 활용하는 것이 연구개발의 지배적인 접근법이었다. 이 방법도 효과적이지만 특정한 성질이 있는 단백질에서만 적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질병과 연관된 많은 단백질들은 이런 특정한 특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분자 접착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단백질을 하나로 묶어 새로운 상호작용을 이끌어내 질병을 일으키는 생물학적 활동을 막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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