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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불청객 ‘천식’, 운동하면 안 된다? … 그 오해와 진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9-15 17:33:06
  • 수정 2020-09-21 20: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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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치병 아닌 관리가능한 ‘만성질환’ … 수영은 기침 유발하지 않아 좋아, 찬물에선 금물

국내 사용률이 떨어지는 흡입 스테로이드는 천식 악화 빈도를 줄여주고, 약물을 기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전신 부작용 위험을 낮춰줘 천식 완화에 가장 효과적이다.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철에는 일교차가 커지면서 천식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천식(喘息, asthma)은 폐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 염증(주로 알레르기성)이 생겨 기관지가 수축하는 만성 호흡기질환으로 기관지가 과민한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기도 과민성이 점차 증가해 발작적 기침·천명(喘鳴)·호흡곤란 등의 3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보건의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천식 환자 10만명 당 사망률은 4.9명으로 OECD 평균 1.3명의 3배가 넘는다.
 
지난 4월 박해심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발표에 따르면 천식의 유병률은 2002년 1.55%, 2015년에는 2.21%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전체 천식 환자 중 중증 천식의 비율이  2002년 3.5%에서 2015년 6.1%로 1.7배 증가했다.
 
그러나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거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대처하다가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가을철 특히 주의해야 할 천식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1. 천식 환자는 운동하면 안 된다?
 
격렬한 운동은 천식을 악화시키지만 가벼운 운동은 호흡기능을 향상시켜 천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축구, 농구와 같은 격렬한 운동은 건조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달리게 돼 기침과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다. 조깅이나 등산도 무리하게 하면 찬 공기가 기관지를 자극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천식 환자에게 추천되는 운동 중 대표적인 게 수영이다. 수영은 물에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기도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아 기침을 유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차가운 물에서 하면 기관지 수축을 유발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을 해야 하고 어느 정도 몸을 푼 다음에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도록 하며 끝나면 따뜻하게 몸을 감싸는 게 좋다.
 
2. 감기를 그냥 내버려 두면 천식이 된다?
 
천식은 체질적·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나타나는 만성적인 알레르기 염증질환이다. 감기는 일시적인 급성 염증질환으로 관련이 없다. 대부분 만성적인 기관지 염증이 이미 있었는데도 알지 못했다가 감기로 인해 기관지 염증이 악화되면서 비로소 증상을 느끼기 된다. 하지만 대다수가 이를 감기가 천식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오해한다. 원래 천식이 있었는데 감기와 같은 급성 상기도 감염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돼 드러났을 뿐이다. 이밖에 기온 변화, 자동차·담배 연기, 황사 등도 천식 악화 요인이다.
 
3. 천식은 불치병이다?
 
천식은 불치병은 아니지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처럼 약물과 생활요법으로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다. 환자마다 천식 증상의 정도, 빈도가 다양하지만 안타깝게도 질환 자체가 아예 사라지는 경우는 드물다.
 
천식은 염증을 조절하거나 기관지를 확장하는 약물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 제형은 흡입제·경구제·주사제·패취제 등 다양하다. 치료의 목표는 호흡곤란, 기침 등 증상을 조절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게 하고 폐기능을 잘 유지하면서 치료에 따른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이다. 치료 중에도 증상 악화가 빈번하므로 지속적이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4. 유독 밤에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
 

천식 환자들은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수면 중이거나 활동이 적은 밤에는 인체의 활동이 휴식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에 산소 소모량이 줄어들고 기관지가 생리적으로 좁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즉 기관지 점막의 섬모운동 기능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기관지 분비물의 배출기능이 감소함으로써 천식을 일으키는 원인인 알레르기 물질이나 자극물질(류코트리엔, 히스타민)이 야간에 그대로 기관지 점액에 그대로 정체하게 된다.

야간에는 코티솔, 멜라토닌 등이 증가해 기관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코티솔이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지만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측면도 있어 이를 상쇄하는 것으로 보인다. 멜라토닌은 천식을 악화시킨다는 몇몇 연구결과가 있다. 야간에는 기관지확장 및 경련 완화 작용이 있는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 분비가 감소해 야간 천식 악화를 초래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5. 술은 천식과 상관이 없다?
 
담배는 천식 환자에게 해롭지만 술은 천식과 무관하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술도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맥주, 포도주, 와인, 과실주 등에 산화방지제로 다량 들어있는 ‘아황산염’이라는 성분은 정상인에게는 해가 되지 않지만 일부 천식 환자에서는 발작 및 증상 악화를 일으킨다. 아황산염은 말린 과일, 과즙, 감자, 새우 등에도 식품 보존제로 함유돼 있으므로 아황산염에 과민한 환자는 이들 음식도 피하는 게 좋다. 소주, 막걸리에도 합성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므로 마찬가지로 주의한다.

6. 스테로이드는 되도록 안 쓰는 게 좋다?
 

천식 치료에는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사용되는데 부작용을 우려해 이를 기피하는 환자가 있다. 그러나 천식 발작증상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흡입제 형태의 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 ICS)는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흡입제에 함유된 스테로이드는 ‘마이크로그램’ 단위로 매우 적은 양이다. 반면 먹는 약에 함유된 스테로이드는 ‘밀리그램’ 단위로 훨씬 많은 양이지만 부작용이 생길 정도로 오래 복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선 흡입제의 사용률이 크게 떨어지고 경구제 처방률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윤호주 한양대병원 호흡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 치료를 위해서는 매일 꾸준히 흡입 스테로이드제를 써야 한다”며 “흡입제 사용에 대한 불편과 타인 시선 의식 때문에 흡입 스테로이드제 사용률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흡입스테로이드는 천식의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 중 가장 효과적이다. 강력하게 염증을 조절하고 천식 증상이 악화되는 빈도를 줄여주며 흡입 방식으로 투여함으로써 약물을 기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전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7. 감기약을 먹을 때 천식약은 중단한다?
 
감기, 세기관지염,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천식을 악화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천식 환자가 이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훨씬 심하게 앓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는 감기약을 복용할 때 천식약을 중단하기도 하는데 이는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도 기존 천식치료를 멈추지 않고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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