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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혈압이 고혈압보다 위험하다? 그 오해와 진실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8-25 14:34:25
  • 수정 2020-08-26 16: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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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에도 혈압 관리 필요 … 부모 중 한 명 고혈압이면 걸릴 확률 30%
중환자실 환자라면 혈압 수치 하강이 생명을 좌우하는 위험신호가 될 수 있지만 일반인의 경우 저혈압이 건강의 적신호를 의미하지 않는다.
여름은 고혈압 환자에게 비교적 덜 위험한 계절로 알려져 있다. 보통 혈압은 여름에는 낮아지고 겨울에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름엔 상대적으로 안심해 혈압 관리를 소홀히 하는 고혈압 환자가 적잖다. 하지만 고혈압약을 복용하면서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과도하게 소실되면 혈압이 과도하게 낮아지거나 혈액 내 나트륨 수치가 떨어져 의식을 잃게 될 수 있다.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고혈압약 복용 환자는 평소 싱겁게 먹도록 교육받았더라도 폭염으로 땀 배출량이 증가하는 시기엔 물과 소금을 적절히 보충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절에 관계 없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1.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위험하다?
 
혈압은 혈액이 혈관 속을 흐를 때 혈관내벽에 미치는 압력으로 가장 손쉽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혈관에 따라 동맥혈압·모세관혈압·정맥혈압 등으로 구분되며 보통 혈압은 동맥혈압을 의미한다. 동맥혈압은 심장박동에 의해 변동한다. 심장이 수축할 때 동맥에 가해지는 압력을 수축기혈압, 심장이 이완할 때 동맥의 압력은 이완기혈압이라고 표현한다.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혈압이 90㎜Hg 이상인 상태다. 저혈압은 보통 수축기 혈압 90㎜Hg 이하, 이완기 혈압이 60㎜Hg 이하 범위에 속한 것을 말한다.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위험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혈압이 낮아 어지러움, 두통, 손발 저림, 수족냉증 등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들 증상과 낮은 혈압은 인과관계가 없어 혈압이 상승돼도 증상이 계속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
 
저혈압은 실제로 병이 아닌 경우가 더 많다. 어떤 합병증도 일으키지 않고 아무런 증상도 없으며 수명과도 관련이 없다. 물론 중환자실 환자는 생체징후 중 하나인 혈압수치가 떨어진다면 위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은 부정맥이나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혈압이 낮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원래부터 혈압이 낮은 사람이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게 정상이다.
 
2. 뒷목이 뻣뻣하면 고혈압이다?

 
보통 두통을 느끼거나 뒷목이 뻐근하고 머리가 띵하면 혈압이 높아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목이 뻣뻣하다고 느껴 혈압을 측정했더니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 이는 원래 고혈압이 성인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이지 목 부근에 나타나는 증상이 고혈압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과도한 스트레스가 혈압 상승과 뒷목의 뻐근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고혈압은 흔히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증상이 없는 편이다. 뒷목에 나타나는 증상만으로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3. 고혈압은 유전된다?
 

유전도 고혈압의 중요한 원인이다. 부모 모두 정상이면 자녀가 고혈압일 확률은 4%에 불과하지만 부모 중 한 명이라도 고혈압이면 자녀의 발생률은 30%, 양친이 모두 고혈압이면 50%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유전적인 요인이 있어도 식생활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평생 정상 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4. 커피가 저혈압 유발한다?
 
수분 부족 증상을 겪기 쉬운 여름에는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카페인의 이뇨작용 덕분에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노인이나 혈압이 심하게 낮은 사람은 자제하는 게 좋다. 그러나 하루 1~2잔 정도의 커피는 혈압을 순간적으로 상승시킬 뿐 대개 이뇨작용에 의한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 정도로 저혈압 증상이 보인다면 커피 섭취를 줄이거나 아예 중단해야 한다.
 
5. 혈압약 먹으면 정력 약해진다?
 
혈압약을 복용하면 정력이 약해진다는 오해가 있다. 실제로 베타차단제나 이뇨제와 같은 일부의 항고혈압 약제는 복용 시 발기부전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항고혈압 약제 대부분은 발기부전과 직접 상관이 없다. 오히려 혈압을 조절해 동맥경화에 의한 기질성 발기부전 진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
 
6. 고혈압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
 

고혈압약은 대체로 한 번 복용을 시작하면 평생 가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먹어야 하거나 혈압약에 중독성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환자에 따라 약 복용을 중단해도 될 정도로 혈압이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인체가 노화되면 혈관 탄력이 떨어져 기본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약물 없이 조절이 쉽지 않아 결국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된다. 대다수 환자가 운동요법과 식사요법 등 생활습관을 의사가 권고하는 수준으로 개선하지 못하는 것도 약을 끊지 못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고혈압은 적절한 약물치료로 합병증 위험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 잘못된 생각 때문에 복용을 주저하고 약물치료를 늦추면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약만 잘 먹어도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수명 연장에도 도움이 되므로 처방을 받았다면 지시대로 복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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