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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청성뇌간이식 수술로 난청과 이명 개선 기전 규명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8-10 07:46:00
  • 수정 2020-09-06 17: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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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청성뇌간이식 기기가 ‘측해마’와 ‘현저성 네트워크’ 억제

일측성 고도 난청 환자가 인공와우 또는 청성뇌간이식 수술을 통해 청력을 개선할 경우 이명 증상이 호전되는 원인이 규명됐다.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9년간 벨기에 앤트워프대(University of Antwerp 연구진)과 이같은 연구를 공동 진행, 최근 국제학술지 ‘이과학&신경이과학(Otology&Neurotology)’에 논문을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일측성 난청 및 심한 이명으로 인공와우와 청성뇌간이식 수술을 받은 56세 벨기에 환자를 11년간 추적 관찰한 장기연구로, 이명이 호전되는 기전을 대뇌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8년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이 환자는 와우(달팽이관)의 심한 골화(달팽이관 내부 공간이 염증으로 인해 골 조직으로 대체되는 현상)로 인해 전극을 일부만 삽입할 수 있었고, 수술 후 난청 및 이명의 호전이 크지 않자 2013년 청성뇌간이식을 추가로 시행했다.
 
그 후 5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음질의 정도가 보통 단계까지 크게 향상됐고, 이명 정도를 평가하는 수치등급 척도도 8점(최고점)에서 4점으로 증상의 정도가 50% 감소해 난청과 이명 모두 크게 호전됨을 확인했다.
 
원인을 규명하고자 청성뇌간이식 기기를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대뇌 혈류를 양전자단층 촬영(PET)으로 비교한 결과 청각 기억을 담당하는 대뇌 부위인 측해마(parahippocampus)와 이명 증상을 중요한 감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현저성 네트워크(salience network)의 대사가 기기를 사용할 때 크게 저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지성 네트워트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들어온 자극·통증에 대한 정보를 감지해 신체적 반응을 선별하는 신경망이다.
 
즉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이명의 주된 원인이 되는 측해마와 현저성 네트워크 부위를 청성뇌간이식 기기가 억제함으로써 이명이 호전되는 근거를 확인했다.
 
송 교수는 “인공와우나 청성뇌간이식을 통해 이명이 호전되는 기전을 대뇌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의가 크다”며 “하지만 수술은 보존적인 상담 및 약물치료를 시행해도 6개월 이상 큰 효과가 없고 증상이 매우 심할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청과 이명은 환자 개개인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치료법과 치료결과가 모두 다르다”며 “수술로 호전될 수 있는 이명의 정도를 정확히 예측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및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정밀의학적 치료 방향을 찾는 게 과제”라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돌발성 난청 환자 수는 9만471명으로 2015년 7만1411명보다 26%가 증가했고,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난청과 주로 동반되는 이명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 역시 2013년 28만1300여명에서 2015년 30만9000여 명으로 2년 만에 약 10%가 증가했다.
 
이명은 특정한 질환이 아니라 ‘외부 소리가 없어도 귀에서 소음을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을 말한다. 대개 느끼는 소리는 삐- 하는 고음이나 윙- 하는 잡음 소리로, 보통 난청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며 중추신경계 이상을 유발해 나타난다. 특히 한쪽 귀의 돌발성 난청은 청력 소실에 따라 난청에 대한 대뇌의 잘못된 보상으로 이명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이명이 지속되면 우울감과 불안증, 수면장애까지 이어지며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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