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정책사회
아기·산모 건강 위한 선택? 모유수유 A to Z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8-06 08:25:00
  • 수정 2020-09-07 14:15:59
기사수정
  • 아이 건강 및 정서발달에 효과적 … 모유 축적 환경호르몬 위험 잠재, 유두균열·유선염엔 주의

분유와 달리 모유엔 신생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베타락토글로불린이 함유되지 않아 알레르기질환 발병 위험이 낮다.
매년 8월 1~7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World Breastfeeding Week, WBW)이다. 모유(母乳)는 아기를 낳은 모체의 젖샘인 유선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아기의 음식으로 생후 6개월까지 아기는 오롯이 엄마 젖만 먹고도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모유는 모성애의 상징이자 아기에게는 생체친화적인 최상의 식품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국내 모유수유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6개월 완전모유 수유율은 18.3%로 유니세프가 추산한 138개 국가 평균 38%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이유로는 모유가 부족해서가 43.3%, 직장 사정 때문이라는 응답이 11.4%다. 절반 이상은 자의가 아닌 타의로 모유수유를 중단한다.
 
젊은 산모 중 상당수는 번거로움, 귀찮음, 유방 모양 변화에 대한 걱정 등으로 모유수유를 꺼린다. 모유가 아이에게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과정이 번거롭다. 모유수유는 2~3시간 간격으로 하루에 8~12회 이뤄져야 한다. 수유 한 번에 20~30분이 걸린다. 섭취한 음식이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 맵거나 짠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모유수유가 아이의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하면 이같은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미국소아과학회와 WHO는 모든 영아에게 모유수유를 권장하고 있다. 생후 6개월까지는 모유만 수유하고, 이후 12개월까지는 이유식을 하면서 모유를 먹이며, 필요하다면 12개월이 넘어서도 모유를 줄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보통 하루에 나오는 모유의 양은 750~1000㎖ 정도이며 아기에게 500~600㎉ 열량을 공급한다. 모유는 아이의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모유에 풍부한 면역글로블린A(Immunoglobulin A, IgA)와 락토페린은 아이의 몸속에서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아 폐렴, 호흡기질환, 중이염 등 감염질환의 발생위험을 낮추고 질병에 걸려도 빨리 회복되도록 돕는다”며 “모유에 있는 세포의 80%가 박테리아·곰팡이·바이러스를 죽이고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대식구이며, 모유 내에 포함된 비피더스인자는 아기의 장 안에 유익균이 자라도록 해 해로운 세균의 성장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모유는 두뇌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뇌세포는 임신 기간에 70%, 생후 1년간 15%, 2~17세에 15%가 형성되므로 생후 1년 동안 먹는 모유가 아이의 지능발달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모유를 구성하는 탄수화물인 유당의 양과 뇌 발달이 비례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인간의 젖 안에는 다른 어떤 포유동물보다 많은 유당이 들어 있다. 두뇌 성장을 촉진하는 DHA(docosa hexaenoic acid),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도 풍부하다.
 
모유는 분유보다 질적으로 우수하다. 모유의 단백질 성분은 ‘훼이(whey, 유청)’와 ‘카세인(casein)’ 비율이 8대2로 훼이가 더 많다. 훼이는 카세인과 달리 크고 단단한 덩어리를 형성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아기가 소화하기에 편하다. 반면 분유 안의 단백질은 카세인 비율이 높은 편이다.
 
분유보다 알레르기질환 발병 위험도 낮다. 분유와 두유엔 함유된 베타락토글로불린(β-lactoglobulin)은 신생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반면 모유는 베타락토글로불린이 들어있지 않아 분유보다 알레르기를 적게 일으킨다.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모유수유 시 엄마와 아기와의 접촉은 아기에게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고 정서 및 정신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모유수유는 엄마 건강에도 좋다. 출산 후 몸의 회복을 빠르게 돕고, 수유 기간엔 피임이 된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자궁수축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 분비가 촉진돼 산후출혈을 막고 산후회복을 돕는다. 옥시토신은 스트레스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를 낮춰 심신의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칼로리와 지방이 소모돼 복부비만이 줄고 고혈압, 뇌졸중 위험이 감소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있다.
 
모유수유가 유방암이나 난소암을 예방한다는 연구도 있다. 백남선 이대여성암병원장(외과 교수) “모유수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트려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미국암연구소(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 AICR) 연구에 따르면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은 5개월마다 유방암 발병 위험이 2% 감소했으며 모유수유 경험이 없는 여성은 경험이 있는 여성보다 위험이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점이 넘치는 모유수유이지만 이로 인한 임산부의 고통과 불편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성공적인 모유수유엔 산모의 희생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를 당연시하는 한국사회의 ‘모유수유 신화’는 모유수유를 포기 또는 실패한 엄마에게 불필요한 죄책감과 스트레스를 안겨주기도 한다.
 
모유수유를 하는 산모는 흔히 ‘유두균열’(mamillary fissure, 乳頭龜裂)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젖꼭지가 갈라지는 유두균열은 출산 후 수유 시 아기의 젖꼭지 흡인에 의해 생기기 쉽다. 종종 수포를 형성해 심한 경우 어쩔 수 없이 수유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유두균열을 예방하려면 임신 시기부터 샤워나 목욕 후 보습제를 가슴에 발라 표피를 튼튼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유선염도 모유수유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흔히 ‘젖몸살’이라고도 하며 모유 수유의 횟수가 적거나 수유 시간이 짧을 때, 또는 수유 방법이 잘못된 경우에 발생한다.
 
유선염은 오한이나 발열이 있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고, 가슴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으며, 발생 부위가 붉게 변하고 열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심하면 종괴가 만져질 수 있고, 유두에서 고름 등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유선염일 때 수유를 중단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수유를 계속해야 한다. 출산보다 유선염이 더 고통스럽다는 산모가 많은 이유다.
 
유선염을 예방하려면 젖을 자주 완전히 비워야 한다. 아이에게 충분히 먹이고 남으면 짜내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한 경우 진통제나 항생제를 복용하게 될 수도 있다. 몸에 맞지 않는 속옷을 착용하면 유방이 압박되면서 혈액순환을 방해해 독소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므로 약간은 헐렁하게 입는 게 좋다.
 
그러나 모유수유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강희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모유수유를 2년 이상 오래 한 폐경 이후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4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인과관계는 밝히지 못했으나 각종 질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그동안의 연구와 상반된 결과여서 많은 여성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아기의 건강을 위해서도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모유는 환경호르몬 축적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여성의 가슴은 지방이 밀집된 신체 부위다. 지방은 환경유해물질과 친하기 때문에 유독 가슴에 환경유해물질이 축적될 수밖에 없다. 유방에서 지방조직은 약 24%를 차지하고, 유선조직과 섬유조직이 나머지 76%를 구성한다. 출산 후 6개월 이후부터는 모유에 포함된 영양분이 줄고, 산모 체내에 쌓인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오히려 아기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모유를 먹은 신생아 중 8%는 하루섭취제한량을 초과하는 DEHP(Di ethyl hexyl phthalate)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모가 모유 내 DEHP 등 프탈레이트 함량을 대폭 낮추려면 플라스틱 재질 용기 사용을 가급적 삼가고 랩 등 1회용 식품포장과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정보로 모유수유를 기피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가슴이 처지고 유방 모양이 변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모유수유를 꺼리는 이가 많지만 미국성형외과학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모유수유가 가슴의 모양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가슴 처짐은 오히려 임신횟수와 연관이 깊다는 게 해당 논문 학자들의 주장이다.
 
모유수유 중 어떤 약물도 먹어서는 안 된다는 오해도 불식시켜야 한다. 보통 수유부가 감기에 걸리면 약을 먹어야 할 것 같은데 모유를 먹는 아이에게 괜찮을지 걱정이 앞선다. 김영주 교수는 “수유기간이라도 의사 처방 하에 먹는 항생제, 해열제, 항응고제 등 단기질병에 사용하는 약은 대부분 안전하다”며 “아기가 출생 후 24시간 이내에 B형간염 예방주사와 면역글로불린을 접종했다면 B형간염 보균자인 산모도 모유수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슴 축소 또는 확대 수술을 한 여성은 모유수유를 할 수 없다는 편견도 사실이 아니다. 가슴성형수술은 수술법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유선조직과 유관을 손상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므로 모유 생산 및 수유에 지장이 없다.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강동경희대학교병원
JW신약
탁센
동아ST
한국다케다제약
사노피
동국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차병원
신풍제약주식회사
정관장몰
한국화이자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휴온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