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은 김성훈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 김남국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팀(MI2RL) 교수는 선천성 안면기형 때문에 기관내 삽관이 어려운 크루존증후군(Crouzon’s disease, 두개안면융합증의 일종) 유아 환자의 얼굴을 3D 프린터로 본 뜬 기관내 삽관 훈련모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기관내삽관은 코나 입을 통해 환자의 기도에 튜브를 연결시켜 마취제나 산소 등을 주입하는 시술로 삽관 과정 중 비강이나 구강, 인두 등이 손상될 수 있다. 튜브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으면 저산소혈증이 올 수도 있고 드물지만 심하면 뇌 손상 또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그동안 기관내삽관은 실습 모형으로 연습해왔는데 모형이 다양하지 않고 턱관절, 경추, 혀 등 복잡한 인체 해부학적 구조가 정교하게 표현되지 않아 제약이 있었다. 특히 선천성 얼굴기형이 있는 유아를 대상으로 기관내삽관을 실습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관내삽관 훈련 3D 모형 개발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정교하게 제작된 기관내삽관 모형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여 대량으로 생산해낼 수 있고, 고위험군 환자 모형도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어 의료진이 다양한 시술 사례를 충분히 연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생후 18개월 된 크루존증후군 환자의 정밀 컴퓨터단층촬영(MDCT) 결과를 바탕으로 캐드(CAD)와 3D 프린터를 활용해 기관내삽관 훈련 3D 모형을 제작했다. MDCT로 얻은 상악골(위턱), 하악골(아래턱), 두개골, 기도, 경추, 혀 등 인체 해부학적 위치 정보를 3D 프린터로 전송해 모형을 만들었으며, 턱관절의 복잡한 움직임까지 모사했다.
또 기관내삽관을 할 때 혀와 주위 연부 조직이 눌리는 질감까지 실리콘을 이용해 3D 프린터로 실제 사람과 거의 비슷하게 구현했다. 훈련 후 기도를 교체할 수 있게 해 훈련 모형을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김성훈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기관내삽관이 어려운 경우에 대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어디에서든 쉽게 연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외 의학교육 및 의료기관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는 “의료진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발굴해 3D 프린터를 활용한 국내 기술로 만들어 국제 저널을 통해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3D 프린터로 환자와 의사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다양한 의료기기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