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을 많이 먹을수록 유방암 위험이 낮아진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우경 박사와 강대희 교수팀은 이같은 내용을 영양학 분야 최상위 저널인 ‘뉴트리언츠’(Nutrients, IF=4.5) 30일자에 게재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4∼2013년에 전국 검진기관 및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국인 일반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구축된 도시기반 코호트(Health Examinees study, HEXA study) 자료를 이용해 전체 17만3342명 중 40~70세 여성 9만3306명을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수행, 평균 6.3년 추적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HEXA 자료를 국가암등록사업 자료와 연계해 분석했다. 표본집단에서 359명의 여성이 유방암에 걸렸다.
연구팀은 흰 쌀밥을 많이 먹고 잡곡밥을 적게 먹는흰쌀밥식사패턴(white rice dietary pattern) 요인 점수가 높은 여성은 점수가 낮은(잡곡밥을 많이 먹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5%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루 3회 이상 잡곡밥을 섭취하는 50세 미만 여성은 하루 1회 이하로 섭취하는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3% 낮았다. 잡곡밥을 많이 섭취할수록 발병 위험이 낮았고, 흰쌀밥 식사는 유방암 위험을 높였다.
연구팀은 잡곡밥에 포함된 통곡물(whole grain)의 풍부한 식이섬유가 배설물의 부피를 늘리고 발암물질의 흡수를 감소시켜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이섬유는 특히 결장(대장)에서 에스트로겐과 결합, 배설을 유도해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추고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곡물의 비타민 E도 발암물질 생성을 예방하고 발암물질과 세포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통곡물에는 리그난을 포함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하다. 리그난은 항에스트로겐 효과가 있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유방에 항증식(antiproliferative) 특성이 있어 유방암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통곡물은 혈당지수(glycaemic index, GI)도 낮아 당뇨병 예방에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