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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잘 알수록 약한 약물로 증상조절 쉬워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7-27 14: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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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서울대병원, 염증성 장질환 지식 평가도구(IBD-KNOW) 16점 이상 환자, 강한 약제로 변경 확률 40%↓
윤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왼쪽), 박지혜 소화기내과 교수
윤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의 연구결과,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은 환자일수록 강한 약제로 변경 없이 증상 조절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과 대장 등 소화관에 지속적으로 염증이 생기는 난치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며, 흔히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설사, 복통, 혈변, 체중 감소 등이 있다. 경증 단계에서 단순 장염과 혼동하거나 증상이 견딜만하다고 생각해 방치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 경우 장 협착, 장 폐색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시킨 뒤 상태가 유지되도록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환자는 메살라민과 같은 약한 약제로 염증을 조절해 ‘관해’를 유도하며, 반응이 없으면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제제 등 보다 강력한 약물을 사용한다. 특정 약물을 사용해 관해 상태에 이르게 되면, 종류와 강도를 유지한 채 주기적으로 투약해 증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억제하는 치료방식이다.
 
문제는 사용 가능한 약제의 종류가 많지 않고, 효과가 강력한 약제는 부작용 우려도 있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한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제제는 감염‧종양 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치료 기간이 길기 때문에 가능한 부작용이 적은 약물이 권장된다.
 
이에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약한 약제로도 증상이 잘 조절되는 조건을 연구해 질환에 대한 관련 지식이 많고 이해가 높은 환자일수록 강한 약제로 변경 없이 증상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을 정기적으로 방문한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 298명에 대해 ‘염증성 장질환 지식 정도 평가도구(IBD-KNOW)’로 질환 관련 지식을 평가하고, 이후 치료 경과를 추적 관찰했다. IBD-KNOW는 양석균/윤혁 교수 연구팀에서 개발한 환자용 설문 문항으로, 총 10개 분야(△장의 구조 △기능 △식이습관 △염증성 장질환의 역학 △일반 지식 △약제 △합병증 △수술 △생식 △백신 접종)에서의 24개 질문지로 구성돼있다.
 
연구 결과,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환자의 지식수준은 흡연 여부, 질환 발견 연령, 질환 양상 등 다른 요인들에 비해서 증상 조절과의 상관관계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 조사 당시 24점 만점인 IBD-KNOW에서 16점 이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환자는 이후 강한 치료약제로 변경한 경우가 19.7%로, 16점 미만의 낮은 점수를 기록한 환자가 33.2%를 보이는데 비해 약 40% 감소한 수치를 보인 것이다. 즉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높은 경우에 약물 증강 없이 유지 요법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는 환자들이 다른 조건이나 환경 등에 앞서 우선 자신이 겪고 있는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것이 약한 약제로도 증상이 조절될 가능성을 높이고, 비교적 적은 부작용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박지혜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비교적 희귀한 질병이지만 최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치료받는다면 정상인과 동일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질환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혁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초기 증상이 단순 장염과 비슷해 환자들이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증상에 잘 대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6월 ‘Plos One’ 저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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