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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해무익 담배 이젠 안녕, 금연 성공을 위한 약물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6-26 09:57:21
  • 수정 2020-06-26 20: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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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코틴 대체제 사용 중 흡연, 니코틴 농도 상승 부작용 유발 … ‘바레니클린’ 금연약 시장 주도
금연 보조제인 한국존슨앤드존슨 ‘니코레트껌’(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GSK ‘니코틴엘로젠즈민트향트로키’, 한미약품 ‘니코피온서방정’, 한국화이자제약 ‘챔픽스정’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코로나19)이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일으켜 금연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흡연자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최근 방역당국이 흡연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최우선 목표로 삼지만 성공한 사례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의약품이나 타인의 도움 없이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도 매우 드물다. 본인 의지만으로는 3~5%만이 1년 동안 금연을 유지할 수 있다는 통계가 이를 말해준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이 강한 중독성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흡연 시 니코틴은 7초 이내에 뇌에 도달해 쾌감호르몬인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한다. 들이마시고 내뱉는 순간 만족감·쾌감을 느끼고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흡연자들은 이런 느낌을 잊지 못해 금연에 실패하고 만다.

니코틴은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해 도파민, 아세틸콜린,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도록 유도한다. 니코틴이 반복적으로 흡수되면 뇌에서 니코틴 수용체가 늘어나 내성이 생긴다. 갈수록 더 많은 니코틴이 들어가야 니코틴의 다양한 약리효과와 각성효과를 느끼게 된다.

담배를 끊어 나타나는 금단증상은 짜증, 분노, 불안, 집중력 저하 등이다. 금연 후 2~4주에 가장 극심해진다. 식욕 증가와 같은 증상은 2개월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같은 금단증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오랜 기간 금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흡연은 단순한 습관이 아닌 중독성질환”이라며 “자신의 의지만으로 금연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금연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일반의약품인 니코틴 대체제와 전문의의약품인 바레니클린(varenicline)과 부프로피온(bupropion) 등이 있다. 니코틴 대체제와 부프로피온은 함께 사용할 수 있지만, 바레니클린은 약리기전 상 함께 투여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1년 이상 금연 성공률은 니코틴 패치제가 최대 30%, 바레니클린은 약 22%, 부프로피온은 약 16%다. 국가금연프로그램은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에 대해서만 금연 시도자에게 약값을 무료 또는 할인해주는 혜택을 주고 있다. 

패치·껌·사탕으로 니코틴 공급하는 ‘니코틴 대체제’

니코틴 대체요법(nicotine replacement therapy, NRT)은 1970년대에 개발돼 많은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담배의 다른 유해화학성분을 배제하고 니코틴만을 공급해 금단증상을 완화한다. 껌, 사탕, 스프레이, 흡입기 등 제형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니코틴 패치, 껌, 사탕 형태의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패치는 부착 후 서서히 흡수되어 16~24시간 동안 일정하게 니코틴을 공급하는 지속형 제형이고, 껌과 트로키는 빠르게 효과를 나타내고 지속시간이 짧은 속효성 제형이다. 순간적인 흡연 충동에는 껌과 트로키가 더 효과적이다. 껌과 트로키는 입안에 있는 점막을 통해 니코틴을 흡수시킨다. 트로키는 껌과 달리 치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틀니를 하고 있거나 치아가 안 좋은 사람에게 유용하다.

껌과 사탕은 대개 금연을 시작하는 날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8~12주까지 사용한다. 니코틴 패치를 사용하던 중 담배를 피우게 되면 부작용을 우려해 패치를 떼기도 하나 가능하면 놔둔 채 흡연을 참는 게 좋다. 

껌과 사탕을 삼키면 딸꾹질, 속쓰림, 구역, 구토 등 국소적인 위장자극이 나타나거나 니코틴이 간에서 분해돼 약효가 감소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스나 청량음료 등 산성음료를 마신 경우 니코틴 흡수를 저하시켜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생수로 입안을 헹궈내고 약 30분 후에 사용한다.

패치는 피부를 통해 니코틴을 흡수시키는 제형으로 일정한 농도의 니코틴을 체내에 공급하며 16시간 지속형과 24시간 지속형이 있다.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있는 경우에는 16시간용 패치, 아침 기상 시 금단증상으로 힘든 경우에는 24시간용 패치가 추천된다. 

니코틴 패치는 건선·피부염·두드러기 등 만성피부질환이 있는 환자, 전신적인 피부질환 환자, 과민성 피부염 환자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 사용 중 적용 부위에 피부반응이 발생하면 치료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한다.

삼양바이오팜 ‘니코스탑패취’, 한국GSK ‘니코틴엘껌’ 및 ‘니코틴엘로젠즈민트향트로키’, 한국존슨앤드존슨 ‘니코레트껌’ 등이 있다.

니코틴 대체제 사용 중에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혈중 니코틴 농도가 높아져 혈압상승, 심장질환 등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고 두통, 구역, 두근거림 등 부작용이 더 자주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최초의 경구용 금연치료제 ‘바레니클린’

국가금연프로그램에서 주로 처방하는 먹는 경구용 금연 치료제는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 등 두 가지다. 지난해 금연치료제 시장은 아이큐비아 집계 약 253억원 규모다. 이 중 바레니클린 성분 제제가 80%를 점유하고 있다. 

바레니클린은 금연을 위해 최초로 개발된 경구용 약물로 2006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2007년에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Th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이 승인했다. 이 약물은 니코틴을 대신해 뇌내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하므로 이 약을 먹으면 담배를 핀 것과 같은 신체반응이 나타나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참기 힘든 흡연욕구를 감소시켜준다. 또 도파민 재흡수(소실)를 막아 금단 증상을 완화한다.

바레니클린은 다른 약과 상호작용이 없어 먹는 약으로 금연치료를 시작할 때 일차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이 약은 금연 예정일 1주 전부터 12주간 투여한다. 첫 복용 시 0.5㎎을 3일 동안 하루 한 번, 4일째부터는 하루 두 번 복용하고 이후 1㎎을 하루 두 번 12주간 복용하면 된다. 금연치료에 성공한 경우 장기 금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12주간 더 투여하는 게 권장된다. 

바레니클린을 복용한 후에는 메스꺼움·구토·수면장애·갈증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드물게 드물게 악몽, 우울증, 불면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악몽이 심하다면 저녁에 약을 일찍 먹거나 생략하면 완화된다. 이같은 증상이 심하다면 의사와 상담 후 다른 금연약으로 바꿔보는 게 좋다.

국내에는 한국화이자제약 ‘챔픽스정’(바레니클린)이 판매되고 있다. 챔픽스는 7월 20일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바레니클린 성분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은 현재 70여 종이다. 지난해 12월 국산 염변경 제네릭이 화이자의 소송에서 패소해 7월 20일부터 판매를 재개할 수 있다. 

도파민 분비 늘려 흡연 욕구 줄이는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으로 금연에 실패했다면 부프로피온으로 변경해 다시 시도해볼 수 있다. 부프로피온은 니코틴처럼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량을 늘려 담배의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금단증상과 흡연 욕구를 줄여준다. 단일제 중 속방형 정제는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고, 서방형 정제는 우울증 또는 니코틴의존증 치료를 위한 단기간 보조요법에 사용된다. 

원래는 항우울제로 개발됐다가 나중에 금연 효과가 밝혀져 금연 치료에 쓰이게 된 약물로 기존에 우울증이 있었거나 금연으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한 경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식욕을 억제하므로 금연 초기에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니코틴 대체제를 함께 사용하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해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바레니클린을 우선적으로 투여하고 이에 효과가 없을 때 부프로피온을 투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부프로피온은 간질을 유발할 수 있다. 투여 환자 1000명 중 한명 꼴로 경련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부프로피온 복용으로 한 번이라도 경련을 했다면 추가 복용은 피해야 한다. 

한미약품 ‘니코피온서방정’(성분명 부프로피온), GSK ‘웰부트린서방정’(부프로피온) 등이 대표적이다. 처음 6일간은 150mg을 1일 1회 투여한 후, 7일 이후에는 150mg씩 1일 2회 투여한다. 투여 간격은 최소 8시간이며 투여 기간은 최소 7주다. 1회 투여량은 150mg, 1일 투여량은 300mg을 초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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