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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의 ‘적’, 전립선비대증의 약물치료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20-06-16 12:51:50
  • 수정 2023-09-25 12: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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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모약으로도 쓰이는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 과민성방광 증상 나타나면 항콜린약물로 완화
남성에서 평소와 달리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린다면 방광, 전립선, 요도 등 하부요로 부위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가 전립선비대증이다.

전립선은 정액을 생산해 요도를 통해 배출시키는 남성의 생식기관이다. 방광의 아래에 위치해 요도를 감싸고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크기가 점점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의 용적이 과도하게 커져 배뇨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악성종양이 아니기 때문에 양성 전립선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BHP)라고도 한다. 전립선이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하면 지연뇨, 단절뇨, 절박뇨, 빈뇨, 야간뇨 등 과민성 방광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주로 40대 후반부터 발병하고 가족력이 있거나 진행이 빠른 사람은 30대 후반에 발견되기도 한다. 동양인보다 서양인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나 최근에는 인구고령화와 비만 인구 증가와 맞물려 국내 환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정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남성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을 뿐이다. 남성호르몬 중  DHT(dihydrotestosterone,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은 전립선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어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립선내 DHT 농도가 증가되면 전립선세포 성장이 촉진돼 비대증을 유발한다. 또 노화 과정에서 남성호르몬으로부터 변성된 여성호르몬이 전립선 세포 성장을 촉진하기도 한다. 유전적 요인, 비만, 대사증후군 등도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국내 의약품 통계전문 UBIST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료받은 환자수는 131만8549명,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 시장은 3822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각각 25%, 34% 증가한 수치다.

김형곤 건국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약물치료는 전립선 부위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서 소변을 잘 나오게 만들어 준다”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는 전립선 크기 감소, 전립선으로의 혈액 공급 증가, 방광 근육 이완 등을 통해 배뇨 장애를 완화한다. 최근 다양한 약물이 개발돼 치료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약제를 선택할 수 있다. 여러 계열의 약물이 있으며 단독으로 쓰거나 다른 계열의 약물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알파차단제(Alpha-blockers)와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가 대표적이며 PDE5 억제제, 항콜린약물 등도 쓰인다.

알파차단제, 전립선·방광 근육 이완시켜 배뇨증상 개선

알파차단제(Alpha-blockers)는 전립선과 방광경부에 존재하는 평활근 긴장을 조절하는 교감신경의 알파-1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전립선 폐색을 감소시킨다. 전립선과 방광의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 기능 향상을 돕는다. 

알파차단제는 복용한 지 2주 후부터 배뇨 증상이 빠르게 개선된다. 증상이 가볍고 전립선 크기가 40㎖ 미만일 때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다. 또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PSA)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여러 임상에서 알파차단제는 국제전립선증상점수(International Prosatate Symptom Score, IPSS)를 약 35~40% 낮추고 최대 요속을 약 20~25%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반면 전립선 크기가 작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흔한 부작용으로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두통·피로 등이 있으며 코막힘·사정장애·홍채이완증후군(Intraoperative Floppy Iris Syndrome, IFIS) 등도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알파1수용체는 1A·1B·1D 아형으로 나뉜다. 알파1A 수용체는 전립선에, 알파1B 수용체는 혈관에, 알파1D 수용체는 방광에 많이 분포한다.

알파차단제의 주요 타깃인 알파1B·1D 수용체는 심혈관계에도 많이 존재해 혈관확장으로 인한 혈압강하 효과가 있다. 따라서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 등 혈압저하와 관련된 부작용 발생빈도가 높다.

알파1A 수용체는 눈의 홍채 이완 근육을 수축시켜 동공을 확대한다. 알파1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할 경우 백내장 환자는 동공이 잘 확대되지 않는 홍채이완증후군으로 수술이 어려울 수 있어 다른 계열의 약제로 변경해야 한다.

학회에 따르면 알파1A 수용체 선택성이 높은 약제에서 역행성 사정 등 사정장애가 더 많이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용체는 전립선뿐 아니라 정낭에도 많이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사정장애는 투약 용량을 낮추면 개선된다.

알파 교감신경수용체 1A·1B·1D를 모두 차단하는 약물로는 알푸조신(Alfuzosin), 테라조신(Terazosin), 독사조신(Doxazosin)  등이 있다. 

테라조신은 알파1 차단제 중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임상데이터가 가장 풍부하다. 애보트가 처음에 고혈압치료제로 개발했을 정도로 혈압강하 효과가 커 고혈압을 동반한 전립선비대증 환자 치료에 유용하다. 다만 혈압을 심하게 낮출 수 있어 기립성저혈압 등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 임상 결과 정상 혈압 전립선비대증 환자에서는 혈압 저하 관련 문제가 거의 없었다. 한미약품의 ‘염산테라조신정’(테라조신) 등이 있다.

독사조신은 테라조신만큼 혈압강하 효과가 커 지나친 혈압감소에 유의해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약물이 서서히 방출돼 혈중농도가 오래 지속되는 서방정 제제는 일반 정제보다 복용이 간편하다. 음식물에 영향을 받지 않아 식사와 관계없이 투약할 수 있다. 배뇨 기능뿐 아니라 발기능·성관계 만족도 등도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 화이자제약의 ‘카두라엑스엘서방정’ 등이 있다.

알푸조신은 알파1A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지는 않지만 여러 임상에서 비뇨기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약으로 밝혀졌다. 대부분 서방정 제제로 복용이 간편하며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면 약 성분 흡수가 더 잘 돼 식후 복용이 권장된다. 대웅제약의 ‘베아자트엑스엘정’, 한독‘자트랄엑스엘정’ 등이 있다.

알파수용체 중 1A·1D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약제에는 실로도신(Silodosin), 탐스로신(Tamsulosin 또는 탐술로신), 나프토피딜(naftopidil) 등이 있다.

탐스로신은 알파1A·1D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차단해 기립성저혈압 관련 어지러움증 발생률이 낮다. 대한비뇨기과학회가 발표한 ‘2015 전립선비대증 진료권고안’에 따르면 다른 알파차단제보다 홍채이완증후군이 더 많이 보고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하루날디정’, 한미약품 ‘한미탐스오디정’, 경동제약의 ‘유로날서방정’, 한국콜마 ‘타미날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실로도신은 알파1A 수용체 선택성이 높다. 복용 2~6시간 내 최대 요속을 개선하는 등 효과 발현시간이 매우 빠르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역행성 사정이다. 기립성저혈압·어지럼증·코막힘 등의 증상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종근당 ‘실버도신캡슐’ 등이 있다.

나프토피딜은 알파1D 수용체에 선택성이 높은 차별화된 알파차단제다. 동아ST가 2009년 개발사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제약과 국내 판매 독점 계약을 맺은 이후 3년 만에 국내에 출시됐다. 아사히카세이는 고혈압 치료제로서 혈압강하 효과가 낮아 개발을 중단하려던 로슈로부터 나프토피딜을 도입해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재탄생시켰다. 알파1D 수용체는 알파1A 수용체보다 방광에 많이 분포돼 빈뇨·절박성·요실금·야간빈뇨 등 증상 개선에 더 효과적이다. 동아ST ‘플리바스정’ 등이 있다.

DHT 생성 억제해 전립선 크기 줄이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 등으로 대표되는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는 확장된 전립선 크기를 약 20~25%까지 축소할 수 있다. 5-알파 환원효소는 전립선세포 안으로 들어간 테스토스테론을 그보다 남성호르몬 작용이 10배 더 강력한 남성호르몬인 DHT로 전환한다. DHT는 테스토스테론에 비해 안드로겐수용체(androgen receptor, AR)에 대한 친화력이 4∼7배 높아 전립선 세포질 내 AR를 활성화한다. 이렇게 활성화된 AR는 이합체(dimer)로 세포핵 내로 이동하여 전사인자로 작용하여 전립선의 발달·성장·분화 및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전립선 암세포의 성장·분열 및 진행에 관여하는 다양한 유전자를 전사하며 유전자 단백을 발현시킨다. 

결론적으로 이들 약물은 5-알파 환원효소를 억제해 DHT 생성과 전립선의 성장을 방해한다. 복용 초기에는 알파차단제가 작용 발현이 빠르고 효과가 더 우수하나, 5α-환원효소 억제제는 전립선 크기를 줄여 전립선비대증의 진행 및 합병증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이 계열 약물 효능은 약 6개월 이후에 나타나며 전립선절제술 및 급성요폐 비율을 줄이고, 전립선비대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복용한 환자 중 30~70%는 증상이 완화되고 최대요속이 1~2㎖/s 증가하나 알파차단제만큼 배뇨장애 증상을 뚜렷하게 개선하지는 못한다. 부작용으로 성욕감소, 발기저하, 사정감소 등이 흔하게 나타나며 홍조, 가슴비대, 가슴통증 등이 드물게 있을 수 있다. 남성 태아의 여성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임산부는 장갑을 끼고 이 약을 만져야 한다. 

DHT는 수염·가슴털·코털 등이 자라게 하는 반면 이마와 정수리에 탈모를 유발한다. 때문에 이 성분을 소량 함유하면 탈모치료제로도 활용된다. 

5-알파 환원효소는 주로 피부·간에 분포하는 1형과 간·전립선에 분포하는 2형으로 나뉜다. 피나스테리드는 효소의 아형 중 2형을 선택적으로, 두타스테리드는 1형·2형을 모두 억제한다.

두타스테리드는 5알파환원효소 1형·2형 모두에 피나스테리드보다 강하게 결합해 DHT 생성을 더 빠르고 완전하게 저해한다. 혈중 DHT 저해율은 90~95%, 전립선 내 DHT 저해율은 95% 이상이다. 복용 1개월 후부터 혈중 DHT 감소효과가 나타난다. 신장애 환자는 용량을 줄이지 않고 복용해도 된다. 대부분 간에서 대사가 이뤄져 간부전환자는 사용할 수 없다. 

한국GSK ‘아보다트연질캡슐’, 종근당 ‘두테스몰연질캡슐’, 동아ST ‘두타반플러스정’, 동국제약 ‘두타드연질캡슐’, 유유제약 ‘유힐릭스연질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피나스테리드의 혈중 DHT 저해율은 70~76%, 전립선 내 DHT 저해율은 85~90%, 반감기는 약 6시간 20분이다. 복용 6개월 이후부터 혈중 DHT 감소효과가 나타난다. 중등도 이상 전립선비대증 환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알파차단제와 병합해 4년간 치료한 임상에서 급성요폐 위험이 위약군 대비 약 57% 감소했으며, 혈중 PSA 수치는 임상 초기보다 약 50%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립선 크기가 55㎖ 이상인 환자의 경우 수술 위험도가 70% 이상 감소했다. 

피나스테리드는 1mg, 5mg 중 5mg 제제만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사용된다. 한국MSD ‘프로스카정’, 동아ST ‘알로시아정’, 보령제약 ‘보령피나스테리드정’ 등이 있다.

발기부전 치료에도 쓰이는 PDE5 억제제 ‘타다라필’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hosphodiesterase-5, PDE-5) 효소는 방광·요도·해면체·전립선·신장·요관에 발현된다. 성적 무드가 올라오면 산화질소(NO)가 평활근 세포의 내피세포에서 유리돼 세포질 내 구아닐사이클라제(Guanylyl cyclase)를 자극하고 이에 의해 구아노신삼인산(guanosine triphosphate, GTP)가 cGMP(고리형 구아노신일인산, 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로 변화된다. cGMP는 PDE-5 효소에 의해 5-GMP로 변환된다. cGMP가 고농도로 유지해야 평활근 이완이 유도돼 발기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PDE-5 억제제는 PDE-5를 억제해 cGMP 농도를 올리고 발기부전을 개선한다. 또 배뇨근·전립선·요도에서 PDE-5 억제 시 평활근 긴장도를 낮춰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증상을 완화시킨다. 다만 국제전립선증상점수(International Prostate Symptom Score, IPSS) 최대 요속 (Qmax) 평가에 따르면 알파차단제 대비 PDE-5 억제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PDE-5 억제제는 대부분 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는 전립선비대증 개선 효과가 인정돼 두 가지 적응증을 동시에 갖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PDE-5 억제제 중 타다라필 5mg 제제만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도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매일 한 알을 같은 시간에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발기부전 용도로는 하루 최대 20mg까지 복용할 수 있다. 

PDE-5 억제제 계열 약물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 시 오남용 위험이 높아 ‘오남용 우려의약품’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타다라필 복용 시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홍조, 두통, 근육통, 팔다리 통증, 등 통증, 소화불량, 구역감, 호흡기 감염, 비인두염 등이 있다. 

부광약품 ‘부광타다라필정’, 한독(한국릴리) ‘시알리스정’ 등이 있으며 권장 용량 5mg을 1일 1회 성행위 시간과 무관하게 매일 일정한 시간에 투여한다. 발기부전과 양성 전립선비대증을 동반하는 환자에 투약하는 게 권장된다. 

과민성방광 자극 심하다면 … 솔리페나신·페소테로딘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일반적으로 많은 비율에서 과민성방광 증상을 동반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폐색이 있다면 50~75%에서 과민성방광이 동반되며 폐색을 치료한 후에도 약 38%가 과민성방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민성방광이 나타났다면 알파차단제만으로는 증상 개선에 한계가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항콜린제를 투여할 수 있다. 항콜린제는 소변을 못 참게 만드는 ‘콜린’을 억제한다. 불수의적 방광수축을 보이는 환자에서 최초 방광 용적을 늘리고 수축력을 감소시키며 최대방광용량은 증가시킨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주요 항콜린제에는 톨터로딘(tolterodine), 트로스피움(trospium), 솔리페나신(solifenacin), 페소테로딘(fesoterodine), 프로피베린(propiverine), 옥시부티닌(oxybutynin), 이미다페나신(Imidafenacin) 등이 있다. 화이자의 ‘토비애즈서방정’(성분명 페소테로딘푸마르산염, fesoterodine fumarate), 아스텔라스의 ‘베시케어정’(솔리페나신숙신산염, solifenacin succinate)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제약사 복합신약 개발 활발

유유제약은 현재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YY-201’의 임상 3상을 승인받은 상태다. 타다라필과 두타스테리드를 합한 발기부전·전립선비대증 치료 복합제로 개발에 성공한다면 두 성분 조합으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제일약품과 일동제약은 탐스로신과 솔리페나신을 합친 복합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JLP-1207’에 대한 시험을 완료하고, 올해 허가를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일동제약은 탐스로신과 솔리페나신의 앞 글자를 따서 ‘TS정’이란 이름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회사 역시 임상 3상을 마무리했으며 올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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