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와 일반담배(궐련)를 둘 다 피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비흡연자 대비 2.8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김춘영 전문의)이 국민건강영양조사 2013∼2017년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남성 7505명을 대상으로 전자담배와 일반담배 이중 사용자와 일반담배만 피우는 흡연자·비흡연자를 비교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사증후군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의 유병률을 살펴봤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고혈압·고혈당·고밀도콜레스테롤(HDL) 혈중수치 표준 이하·중성지방 과다 등 5가지 중 3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다. 이 경우 심장 및 혈관 이상에 따른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자담배 이용자의 85% 이상은 일반담배를 함께 피우는 이중 사용자였다. 이들의 금연 의지 및 시도율은 모두 일반 흡연자보다 높았지만 실제 흡연량에는 차이가 없었다. 소변 중 코티닌(니코틴의 대사산물로 흡연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수치 등 니코틴 의존도 오히려 더 높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함께 피우는 이중 사용자는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비흡연자의 2.79배, 일반 흡연자의 1.57배나 됐다. 복부비만,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등에서 일반 흡연자보다 높은 유병률을 나타냈다. 스트레스 인지율과 우울 경험률도 높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전자담배 이용자의 대부분이 이중 사용자로 대사증후군을 비롯한 신체적, 정신적 리스크가 높게 나타났다”며 “이중 사용자 집단이 심혈관질환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인 금연 치료와 개별화된 생활습관 중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