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라매병원 연구팀, 고관절 수술 후 섬망 보인 265명 환자 중 101명 6개월 내 치매 발생
수술받은 노년 환자에서 ‘섬망’ 증상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약 9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준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교수와 이상윤 재활의학과 교수가 노인 수술 후 주요 합병증 중 하나인 ‘섬망’증상이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섬망은 신체 질환이나 약물 등으로 뇌에서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주의력과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하다는 점에서 치매와 유사하지만 갑자기 발생해 1~2주 내로 증상이 회복되는 특징이 있다.
이승준 교수팀은 2003~2018년 고관절 수술환자에서의 치매 발생 비율을 조사한 전향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메타분석을 실시, 고관절 수술 후 섬망 증세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성을 연구했다.
분석 결과 수술 후 섬망 증세가 나타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무려 9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총 844명의 대상자 중 265명에서 섬망이 진단되었으며, 그 중 101명에서 수술 후 평균 6개월의 추적기간 내에 이전에 없었던 치매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승준 교수는 “수술 후 섬망 증세가 치매 발생의 유의한 위험인자로 확인됐다”며 “고관절 골절과 퇴행성 질환은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술 후 섬망 증세가 나타날 경우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섬망은 한번 발생하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노년층은 수술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인학 및 노인병학’ 2020년 3~4월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