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의대, 수술 전 청력 보존 여부 예측 시스템 개발 … 90%의 높은 정확도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결정에 도움
청신경종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 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환자 개개인의 수술 후 결과 예측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인석 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 차동철 강사 공동연구팀은 19일 청신경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후 환자의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SCI급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IF 4.01)’ 최신호에 게재됐다.
청신경종양은 청각전정신경에서 발생해 소뇌쪽으로 자라는 뇌신경종양이다. 청신경이 압박돼 청력감퇴‧난청‧어지럼증 등 증상이 나타나며 종양이 점점 커져 악화될 경우 뇌간을 압박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한다.
치료법으로는 수술 및 감마나이프 치료가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치료도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종양의 기원이 청각신경이므로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할지라도 청각을 항상 보존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2007~2017년 10년간 세브란스병원에서 청신경종양으로 수술 받은 317명의 환자 중 청력 보존술을 받은 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수술 전 시행한 청력검사, 평형기능검사, 자기공명영상에서 얻은 종양의 크기‧위치‧청력‧어지럼 정도‧수술방법 등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
분석결과 딥러닝 기반 모델의 경우 90%의 높은 정확도로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결과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의 단어 인식 점수, 전정유발근전위 비대칭 정도, 종양의 크기순이었다.
연구팀은 예측 모델을 사용해 수술 전 환자의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해 환자에 가장 효과적인 맞춤형 치료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령 수술 후 청력 보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뇌에 악영향을 미치기 전까지 수술을 보류하는 전략을 세우거나 반대로 종양 제거술과 함께 청력을 회복시키는 청각 임플란트 수술을 동시에 고려하는 등 대책을 미리 수립할 수 있다.
문인석 교수는 "이번 예측 모델 개발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 대한 수술 예후를 예측해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최근 머신러닝이 의학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면 기존의 예측보다 훨씬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