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생활습관 교정 디지털 치료제가 비만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형진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팀(제1저자 김미림 연구원)은 인지행동치료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비만치료가 가능한 디지털 인지행동치료제(Digital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비만은 국민 3명 중 1명이 겪는 흔한 질환으로 그 비율이 꾸준하게 늘고 있으며 당뇨, 고혈압, 뇌졸중, 통풍, 대장암, 유방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수술, 식이, 운동 등이 대표적인 치료법이지만 이들 방법만으로는 근본적인 발병 원인을 치료하지 못해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디지털 인지행동치료제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눔(Noom), 인바디(Inbody) 등도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해 비만을 치료하는 인지행동치료다.
최 교수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4 이상인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행동심리전문가가 디지털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한 A그룹과 전문가 개입 없이 디지털로만 자가 관리한 B그룹으로 나눠 8주 동안 변화를 관찰했다.
A그룹은 식습관·활동량 등 행동뿐만 아니라 이에 영향을 주는 감정·인지·동기를 포함하는 다차원적인 요소에 대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정량적‧정성적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또 이에 따른 개인 맞춤 심리치료도 매일 이뤄졌다.
그 결과, A그룹은 B그룹에 비해 유의미한 체중감량을 보였다. 체지방량과 비만과 연관이 있는 렙틴 및 인슐린 저항성이 B그룹과 비교해 현저히 감소했으며, A그룹이 B그룹보다 꾸준히 높은 수준의 치료 순응도를 보였다. 치료 종료 6개월이 지나도 지속적으로 체중이 감량돼 치료가 끝나도 요요 없이 체중 감량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비만이 심리적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동기, 자존감, 우울, 불안 수준이 치료 효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특히 체중감량 동기가 높고, 우울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치료 성공률이 100%에 달했다.
최형진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환자 정신건강 상태를 스크리닝하고 적합한 치료적 요소를 선별한 뒤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며 “문제가 있으면 바로 우울증 치료 또는 동기강화면담 등 조치 후 시작해야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널 리서치 모바일 헬스 앤드 유비쿼터스 헬스’(JMIR mHealth and u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