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각종 영양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얻거나, 줄어든 야외활동 대신 건강을 챙기려는 목적으로 영양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오범조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 건강하고 안전한 영양제 섭취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영양제의 중요성
의학이 발달하면서 질병에 대한 치료 효과가 놀랄 만큼 높아지고 있지만 가장 좋은 치료는 예방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비타민은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십 종류의 미네랄은 비록 미량이지만 생명활동에 필수적이다. 이들 영양소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거나 신체를 구성하는 주역은 아니지만 수백만 가지의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숨은 실력자다. 내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보충해준다는 개념으로 영양제를 인식하고, 자신의 생활 패턴을 살핀 뒤 선택한다면 건강한 삶을 지탱해줄 나만의 효자 영양제를 찾을 수 있다.
영양제, 무엇을 선택할까?
영양제 성분은 크게 비타민과 미네랄로 나뉜다. 비타민은 정상적인 발육과 영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는 유기 화합물로 대부분 음식물을 통해 섭취한다. 많이 먹더라도 비타민 섭취가 부족하면 체내 영양소 대사에 문제가 생기거나 건강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자동차에 연료가 가득하더라도 윤활유 없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미네랄은 미량으로 충분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무기질 영양소로 칼슘, 철, 인, 구리, 아연 등이 있다. 미네랄은 인체 구성의 약 4%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체내에 흡수되면 모든 신진대사를 조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영양제는 한 가지 성분으로 만든 단일제제와 두 가지 이상 성분을 섞어 만든 복합제제, 비타민과 미네랄이 골고루 포함된 종합영양제로 구분할 수 있다. 평소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지만 특정 성분을 더 섭취하고 싶다면 단일제나 적당한 복합제제를, 식사를 자주 거르거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다면 종합 영양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특별히 필요한 영양 성분도 있다.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큰 폐경기 여성은 칼슘과 비타민D 복합제제를, 술이나 담배를 즐기는 중년 남성은 비타민B·C 복합제제가 적합하다.
언제 먹는 게 가장 좋을까?
지용성인 비타민 A·D·E·K는 공복에 먹으면 흡수율이 낮아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한다. 수용성인 비타민 B·C는 식사 직후 복용하면 음식물과 함께 섭취한 영양소의 대사가 원활해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지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비타민을 따로 복용하는 게 번거롭다면 식사 직후 모든 비타민을 함께 먹는다. 미네랄제인 철분제는 공복에 먹어야 흡수율이 가장 높은 데 위장장애가 있으면 식사 직후에 복용한다.
영양제도 궁합이 있다. 비타민C는 비타민E가 몸속에 빨리 흡수되도록 돕고 항산화 효과를 높여준다. 칼슘은 체내 흡수가 잘 안 되는 미네랄인데 비타민 D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월등히 높아진다. 반면 철분과 칼슘은 서로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치료 목적으로 복용한다면 흡수에 신경을 써야하므로 1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종합영양제를 복용한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하고 안전한 영양제 섭취법
몸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영양제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각종 물질들을 대사하고 배출하는 기관인 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수용성 비타민은 과다하게 섭취하더라도 소변 등을 통해 쉽게 배출되지만 지용성 비타민은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될 수 있어 복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미네랄 중에서 마그네슘과 철분은 과다 섭취할 경우 구토나 설사,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칼슘 과다 섭취는 신장 기능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
한국인의 영양 상태는 대부분 양호한 편이라 미네랄이나 비타민 결핍이 나타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무조건 다양한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 보다는 영양제 특성을 알고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다양한 영양제를 한꺼번에 오랜 기간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몸에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뒤 자신의 조건에 맞는 영양제를 골라 먹는 게 안전하다.
남들이 먹고 있거나 최근에 유행한다고 해서 무턱대고 복용하는 것보다는 해당 영양성분이 내 몸에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알아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