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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설치한 공기청정기, 오히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4-29 15:44:14
  • 수정 2020-04-30 1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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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방울 내 바이러스 정화 안되고 공기 중 비산 … 설치 위치에 따라 오염물질 흡입위치 달라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교수팀은 공기청정기 흡입구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비말은 흡입구가 아닌 배출구 쪽으로 이동해 곧장 실내로 퍼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밀폐된 실내에서 설치한 공기청정기가 오히려 바이러스를 공기중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한국역학회의 국제학술지(Epidemiology and Health) 최신호에 발표된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의 연구논문 ‘Prevention of exposure and dispersion of COVID-19 using air purifiers: challenges and concerns’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설치 위치에 따라서 노동자의 비말(침방울)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오히려 확산만 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기 청정기의 흡입 부위를 노동자의 기침 등 비말이 발산되는 위치에 둬야 제대로 된 공기정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공기 청정기는 하단부에서 오염물을 흡입하고 이를 정화시킨 후 공기청정기 위쪽으로 강하게 발산시킨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노동자의 앉은 키에 맞춰 되도록 책상 위 정도 높이에 설치해야 노동자의 기침 등을 흡입해 정화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콜센터 등 밀집된 환경에서 공기청정기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으면 오히려 바이러스를 퍼트릴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지난 3월부터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규모의 콜센터업체에 비말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간이 칸막이 설치비, 공기청정기·손세정제·마스크 구매 비용으로 2000만원까지 긴급 지원을 하고 있다.

연구팀은 “상세한 가이드라인 없이 비용만 지원이 되기 때문에 현장에선 대부분의 공기 청정기가 책상 위가 아닌 바닥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동자의 호흡기 근처 위치에서 기침 등을 통해 비말이 발생한다면 기류를 타고 전체 콜센터에 비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공기 청정기는 기계 아래쪽으로 오염물질이 포함된 공기가 흡입돼 필터를 거친 후 공기 중으로 정화된 공기를 배출한다. 정화된 공기를 멀리 보내야 하기 때문에 흡입구보다 배출구에서 풍속이 강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강한 기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흡입구에서 거리가 조금이라도 멀어지거나 높은 위치에서는 압력차에 의한 상승 기류로 공기 중으로 비산된다.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바닥으로부터 각각 8㎝, 16㎝, 24㎝ 등의 높이에서 인공적으로 비말을 발생시킨 뒤 공기청정기를 작동시켜 비말의 이동 방향을 관찰한 결과, 가습기 배출구와 가장 가까운 24㎝ 높이에서 생긴 비말은 대부분 흡입구가 아닌 배출구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공기 청정기가 바닥에 놓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공기 청정기 설치는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함 교수는 “이 때 감염자가 있다면 집단 감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당연히 확진자라면 근무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신이 무증상 감염자인지 알지 못한 경우 위험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기 청정기는 ‘희석 환기’ 방법이 적용된다. 입자상 물질(미세먼지 등)이나 가스상 물질(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희석하면서 공기 중 유해물질의 농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희석 환기의 조건은 독성이 낮고 발생량이 적고, 가스 상 물질인 경우 효과적이다. 시간에 따라 균일하게 발생하는 물질일 때, 국소 배기장치의 설치가 어려울 때 활용할 수 있다.

함 교수는 “코로나19의 경우 전염성이 높고 작지만 입자상 형태의 바이러스이고, 잘 알려진 바 없는 고위험 생물학적 유해요인이기 때문에 공기 청정기를 이용한 희석 환기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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