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하수체 종양‧두개인두종‧출산 후 다량 출혈 등 원인 … 저하되는 호르몬에 따라 증상과 치료법 달라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은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뇌하수체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질환이다. 뚜렷한 이유없이 피로감‧어지럼증‧수면장애‧월경불순 등 이상증상이 나타날 땐 뇌하수체의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김숙경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뇌하수체는 전엽과 후엽으로 나뉜다. 전엽에서 성장호르몬, 성선자극호르몬, 갑상선자극호르몬, 부신피질자극호르몬과 유즙분비 호르몬 등이 분비된다. 후협은 항이뇨호르몬이 대표적이다.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의 원인으로는 뇌하수체 종양이 70~80%로 가장 많고, 두개인두종 12~13%, 특발성 8~10%, 출산 후 다량 출혈로 인한 쉬한 증후군 1~3% 등이 뒤를 잇는다. 이밖에도 수술이나 외상으로 머리에 손상을 입을 때,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등에서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경 교수는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은 여러 종류의 호르몬 분비에서 순차적으로 이상을 유발한다”며 “보통 성장호르몬 결핍을 시작으로 성선자극호르몬, 갑상선 자극 호르몬, 부신피질 자극호르몬 순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분비가 감소한 뇌하수체 호르몬의 종류와 저하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소는 키가 자라지 않는 저신장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성인은 뚜렷한 증상없이 체지방이 증가하거나 근육과 골밀도가 감소한다.
성선자극호르몬이 부족하면 소아는 성분화장애, 여성 성인은 무월경 혹은 월경불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남성 성인도 발기부전이나 근력저하가 보고됐다.
갑상선자극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져 추위를 잘 타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몸이 붓고 변비가 생긴다. 목소리가 쉬는 등의 변화도 보일 수 있다.
부신피질자극 호르몬이 적으면 무력감, 설 때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 구토, 피부색소침착 등이 나타나며, 항이뇨호르몬이 감소하면 소변의 양이 증가하는 요붕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산모에서 유즙분비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을 경우 모유가 나오지 않아 수유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호르몬 부족이 신체증상으로 이어질 때는 단독으로 특정 호르몬의 감소만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여러가지 호르몬의 복합증상과 동반질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난다.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은 유병률이 많지 않은 질환이기 때문에 한두가지 증상만으로 의심하고 불필요한 검사를 할 필요는 없다. 먼저 전문가아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김 교수는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은 원인이 되는 기저 질환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인되는 기저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흔한 원인인 뇌하수체 종양인 경우는 이로 인한 두통, 시야장애 등 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노화에 의해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이 저하되면서 폐경, 발기부전 등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적인 과정으로 질병과 구분해야 한다.
김숙경 교수는 “정확한 진단은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상태를 유발해 각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지 측정하는 복합뇌하수체자극검사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복상태에서 시행해 인슐린, 성선자극호르몬자극호르몬, 갑상선자극호르몬자극호르몬 3가지 호르몬을 동시 투약하고 30분 간격으로 네 번의 채혈해 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진단한다. 뇌하수체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되면 원인을 찾기 위해서 "뇌하수체 MRI 검사"가 추가된다.
치료법은 원인질환에 따라 다르다. 뇌하수체 종양이 원인이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허혈성‧염증성 뇌하수체 손상으로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면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성장호르몬은 주 1회, 남성호르몬 보충은 3개월에 한번 주사제로 투여된다. 갑상선호르몬과 부신피질 호르몬, 여성호르몬은 경구 투약으로 보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