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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 망막혈관폐쇄에는 효과 없다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4-06 20:00:16
  • 수정 2020-04-08 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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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막혈관폐쇄 위험률 약 1.6배, 정맥폐쇄 약 1.7배, 동맥폐쇄 약 1.4배 높아져
정유리 아주대병원 안과 교수(왼쪽부터), 박범희 의료정보학과 교수, 박세준 강릉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비(非)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NOAC)가 미세혈관 질환인 망막혈관폐쇄의 위험을 낮추지는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유리 아주대병원 안과·박범희 의료정보학과 교수와 박세준 강릉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2015년 1월~2018년 4월 3년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등록된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심방세동 환자 12만1187명을 대상으로,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 와파린 사용자와 비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 사용자로 나눠, 망막혈관폐쇄 및 안구내 출혈의 위험성을 분석했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면서 심방이 일정 박자에 맞춰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리는 부정맥이다. 이때 혈전이 형성돼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이동하면서 혈관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대동맥을 타고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와파린은 기존에 혈전으로 인한 위험성을 낮춰준다고 알려졌으나, 음식이나 다른 약제에 영향을 많이 받고 약제의 효과가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비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는 이런 단점 없이 뇌졸중 등과 같은 혈전 질환의 위험성을 낮출 뿐만 아니라 출혈 가능성도 낮춘다고 알려져 최근에 심방세동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결과 비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한 환자가 기존의 와파린을 복용한 환자에 비해, 망막혈관폐쇄의 위험이 약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망막혈관 중 정맥폐쇄의 위험이 유의하게 약 1.7배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동맥폐쇄의 위험은 약 1.4배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반면 안구 내 출혈의 위험성은 기존의 연구결과와 비슷하게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망막혈관폐쇄는 안구 내 망막 혈관이 막히는 질환으로, 망막 혈관은 뇌, 심장의 혈관과 달리 그 크기가 매우 작아 혈관폐쇄 발생 시 시술로 재관류 시키기가 어렵다.
 
정유리 교수는 “망막혈관폐쇄는 발생 즉시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하며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망막혈관폐쇄 치료와 함께 그 합병증인 안구내 출혈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항응고제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망막혈관폐쇄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항응고제 사용에 대한 명확한 치료 가이드라인은 없다”며 “망막혈관폐쇄와 안구내 출혈의 위험도를 비교하여 환자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항응고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세준 교수는 “망막 혈관을 통해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예측할 수 있음에도 심장내과, 신경과, 안과 영역에서 따로 다뤄왔다”며 “안구내 출혈의 위험성을 줄이고, 복용의 편의성 때문에 비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가 와파린을 대체하고 있지만, 원인이나 원리가 명확하지 않은 미세 혈관질환에서 비 비타민-K 경구용 항응고제가 올바른 약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범희 교수·이은영 연구원은 “대규모 빅데이터를 이용해 심방세동 환자의 망막혈관폐쇄 임상치료와 예방을 위한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3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심방세동으로 비 비타민-K 의존성 경구 항응고제를 복용중인 환자에서 망막 혈관질환에 대한 약물의 효과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Efficacy and safety of non-vitamin K antagonist oral anticoagulants for retinal vascular disease in patients with atrial fibrillation: Korean cohort study)’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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