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밖 심정지(Out-of-Hospital Cardiac Arrest, OHCA) 후 급성신장손상(Acute Kidney Injury, AKI)이 발생한 환자에게 신대체요법을 사용하면,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심장마비 후 신부전과 같은 중증 신장 손상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신장 손상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나빠져 몸이 산성화되고(酸症, 산증), 전해질장애, 폐부종, 질소가 혈액에 과다하게 들어 있는 질소혈증, 소변량 감소 등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 신장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신대체요법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카테터 기구를 장기 안으로 삽입하는 침습적인 도관 삽입과 복잡한 관리문제, 고비용 등이 뒤따르지만 심정지 후 발생한 중증 신장손상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근거가 지금까지 없어 적극적으로 신대체요법이 사용되지 못했다.
이에 오제혁․이동훈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최윤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신대체요법은 목표체온조절치료를 받은 병원 밖 심정지 환자에서 중증 신장 손상이 발생할 경우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독립적인 인자(Renal replacement therapy is independently associated with a lower risk of death in patients with severeacute kidney injury treated with targeted temperature management after out-of-hospital cardiac arrest)’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내 22개 대형병원이 참여한 한국저체온치료학회의 전향적 관찰연구 자료를 이용하여 2015년 10월~2018년 12월 병원 밖 심정지로 입원해 목표체온조절치료를 받은 성인 환자 1373명 중 급성 신장 손상 3단계의 중증 신장 손상 환자 223명을 대상으로 신대체요법 사용이 환자의 생존 상태와 신경학적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중증 신장 손상이 발생한 환자 223명 중 신대체요법을 받은 환자는 115명(51.6%)이었으며, 신대체요법을 받지 않은 환자의 6개월 사망률이 91%(108명 중 98명)인 반면 신대체요법을 받은 환자의 6개월 사망률은 81%(115명 중 93명)로 유의하게 낮았다.
6개월째 신경학적 예후에 있어서도 뇌기능수행범주(Cerebral performance category, CPC)가 가장 좋은 CPC 1단계 환자가 신대체요법을 받지 않은 경우 3%(108명 중 3명)인데 반해, 신대체요법을 받은 환자는 10%(115명 중 12명)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해 분석한 결과, 중증 신장 손상 환자에게 신대체요법을 적용하는 게 6개월 사망률의 위험성을 유의하게 낮춰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경우 6개월 사망에 대한 위험비율이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0.569배로 낮았다.
신대체요법의 적용이 병원 밖 심정지 후 중증 신장 손상이 발생한 환자의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됐다.
오제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병원 밖 심정지 후 중증 신장 손상이 발생할 때 신대체요법을 적용하면 사망률을 유의하게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중증 신장 손상이 발생할 경우에도 끝까지 환자를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신대체요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으며 논문은 중환자 치료 분야의 SCI급 국제 학술지인 ‘Critical Care(Impact Factor: 6.959)’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