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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기 치료’에서 ‘예방’까지 … 편두통 치료제 A to Z
  • 김신혜 기자
  • 등록 2020-03-27 15:20:12
  • 수정 2021-06-16 13: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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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급성 치료제 트립탄제·에르고타민제 外 CGRP 억제 예방 신약 잇달아 출시
편두통 치료제인 한국릴리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녹십자 ‘마이드린캡슐’, 한국애보트 ‘데파코트정’, 한국얀센 ‘씨베리움캡슐’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엔 뇌혈관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편두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편두통 환자는 2007년 42만6000여명에서 2018년 54만5600명으로 약 28% 증가했다. 2018년 남성 환자는 15만6028명, 여성 환자는 38만9579명으로 여성이 71.4%를 차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에 이어 두통을 질병부담(Burden of Disease, 누적 치료비용·사망률·이환율 등을 종합한 건강지표) 2위에 해당하는 질환으로 꼽았다. 우울증, 당뇨병,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편두통만 따지면 15~49세 연령대에서 질병부담 3위에 랭크됐다. 

편두통(migraine)은 맥박이 뛰듯이 한쪽 머리가 욱신거리고 아프면서 구역·구토가 발생하고 빛이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질환이다. 전체 편두통의 60% 정도만 머리 한쪽이 아프며, 나머지는 양쪽 모두에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오른쪽과 왼쪽이 번갈아가며 아플 때도 있고, 메스꺼움과 구토가 수시간 지속된다. 유전적 요인, 신경염증, 혈관수축, 중추민감화(central sensitization) 등이 발병원인으로 꼽히지만 의학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았다.

편두통은 대부분 자연스럽게 개선되지만 뇌질환 등 기저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무턱대고 방치하기는 꺼림직하다. 만약 두통 증상이 나타나기 전 시각이상, 언어장애 등 특정한 ‘조짐’이 나타난다면 정밀검사를 받아 뇌질환 등 발생 여부를 체크해보는 게 좋다.

편두통 치료를 위한 약물치료는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뉜다. 급성기치료는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발생하려고 할 때 약물 복용을 통해 최대한 빨리 두통과 동반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방법이다. 발작 전 전구증상이 나타났을 때, 또는 두통발작 초기에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예방치료는 두통발작의 빈도가 잦을 때 두통이 없는 평상시에 약물을 투약한다.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두통발작을 예방하고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완화한다.

급성 편두통 치료제는 크게 특이적·비특이적 작용 약물로 나뉜다. 편두통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 중 트립탄제는 수마트립탄(sumatriptan), 나라트립탄(naratriptan), 알모트립탄(almotriptan), 프로바트립탄(frovatriptan), 졸미트립탄(zolmitraiptan) 등이 주로 사용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이미그란정’(성분명 수마트립탄)과 ‘나라믹정’(나라트립탄),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조믹정’(졸미트립탄) 등이 있다.

에르고타민제로는 디히드로에르고타민(dihydroergotamine)과 카페인과 복합제로 사용되는 에르고타민(ergotamine) 등이 주로 사용된다. 명문제약 ‘카펠큐정’(성분명 에르고타민타르타르산염, 카페인무수물) 등이 있다.

트립탄제와 에르고타민제는 뇌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 뇌혈관을 수축하고 통증 전달 과정을 억제해 두통을 완화한다. 일부 환자에서 흉부 압박감, 저림, 불편감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편두통에 비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아스피린(aspirin), 나프록센(naproxen), 이부프로펜(ibuprofen)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다. 이들 약물은 단일제로 쓰이거나 카페인, 혈관수축제인 이소메텝텐(isometheptene), 진정제인 디클로랄페나존(dichloralphenazone) 등과 복합제로 사용된다. 한국얀센 ‘타이레놀정’(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 녹십자 ‘마이드린캡슐’(디클로랄페나존, 아세트아미노펜, 이소메텝텐뮤케이트)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평소 소량의 약을 꾸준히 복용해 두통 횟수를 줄이는 예방치료가 강조된다. 대한두통학회는 편두통 환자 중 생활습관 개선과 급성기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했음에도 편두통이 개선되지 않거나, 주 1회 이상 잦은 편두통이 나타나는 환자에게 예방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조수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두통학회 회장)는 “편두통을 가벼운 질환으로 여겨 통증이 발생하면 진통제 등으로 일시적인 통증 경감 효과만 기대하거나 통증을 참는 환자가 대부분”이라며 “편두통은 유병 기간이 긴 뇌질환이기 때문에 잠시 나타나는 질환으로 간과하지 말고 초기 발병 시 전문가를 찾아 빠른 예방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두통 예방약물은 과민한 뇌와 뇌혈관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편두통의 발작 빈도 및 강도를 낮춰준다. 주로 베타차단제(Beta blockers), 항경련제,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s) 등이 사용된다. 국내에서 편두통 예방을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편두통 예방약물은 나돌롤(nadolol), 플루나리진(flunarizine), 디발프로엑스(divalproex),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등이다. 한국콜마 ‘나도가드정’(성분명 나돌롤), 한국얀센 ‘씨베리움캡슐’(플루나리진), ‘토파맥스정’(토피라메이트), 한국애보트 ‘데파코트정’(디발프로엑스) 등이 있다.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베타차단제는 뇌신경 자극을 억제하고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해 편두통 증상 및 빈도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항경련제는 뇌를 흥분시키는 신경전달물질의 전달을 차단한다. 칼슘채널차단제가 편두통을 예방하는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최신 약으로는 편두통을 유발하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가 예방치료에 사용된다. CGRP 표적 항체의약품은 중증 두통을 유발하는 CGRP를 차단해 편두통을 예방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이다. CGRP는 말초신경계와 중추신경계에 주로 분포하는데 체내에서 활성화되면 시신경, 상악신경, 하악신경 등을 연결하는 삼차신경절에서 방출돼 두통을 유발하고 시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CGRP 항체 신약은 2018년 하반기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에서 허가 문턱을 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CGRP 억제제 중 최초로 한국릴리의 ‘앰겔러티120밀리그램/밀리리터프리필드시린지주’ (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 Galcanezumab)가 지난해 12월 2일 비급여 출시됐다. 

덴마크의 룬드벡(Lundbeck)의 세계 최초 편두통 예방치료 정맥주사제인 ‘바이엡티’(Vyepti 성분명 엡티네주맙, eptinezumab-jjmr)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020년 2월 20일 시판 승인을 받았다. 바이엡티는 뇌에서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 CGRP와 결합해 수용체와 결합을 차단하는 기전의 인간화 단일클론항체의 하나다. 

이밖에 암젠·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에이모빅’(Aimovig 성분명 에레누맙, Erenumab)이 2018년 5월, 테바의 ‘아조비’(Ajovy  성분명 프레마네주맙, Fremanezumab)는 같은 해 9월에 FDA 시판 승인을 받았다. 피하주사제인 에이모빅과 아조비는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이들 약물은 CGRP를 차단하거나 감소시켜 증상을 완화한다. 트립판 계열 제제에 비해 장기적인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 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엔 만성 편두통 치료에 보툴리눔톡신을 활용하는 의료기관도 적잖다. 보톡스를 이마부터 어깨까지 삼차신경이 분포한 31개 지점에 주사해 CGRP를 차단하는 원리다. 한 번 시술하면 두통 완화 효과가 최대 3개월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라 시술 비용이 1회 15만~40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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