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국내 첫 연구 … 염증 정도 심할수록 두드러져, 빈혈 및 영양불량과도 상관성
윤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 근감소증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결과를 18일 발표했다.
크론병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과거 서구에서 흔한 질환이었으나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설사, 복통, 체중감소 등이며 약 30~50% 정도의 환자에서 재발성 항문 주위 치루가 동반되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장폐쇄, 복강 내 농양, 누공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수술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서구에서는 체내 근육량 및 근력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이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빈도가 높으며, 질병 예후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번 발표됐다. 하지만 국내서는 아직 장질환 환자의 근감소증에 현황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한국인에 특화된 기준을 사용해 크론병을 진단받은 환자 79명(평균나이 29.9세)을 대상으로 근감소증의 빈도를 분석한 결과 79명 중 총 51%인 40명의 환자에서 근감소증이 확인됐다. 염증이 심한 환자일수록 근감소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빈혈이나 영양불량과도 상관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장연구학회지(Intestinal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
윤혁 교수는 “근감소증은 젊은 연령보다 노인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로 알려져 있다”며 “크론병 환자의 평균 연령이 29.9세임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근감소증이 발생한 것은 상당히 유의해야 할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중 약 3분의 1에서는 신체적 활동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여기에 식욕감퇴와 영양결핍이 더해져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구진은 적절한 신체활동과 운동은 염증성 장질환의 악화를 방지하고 질병을 이겨내는 데 여러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질병 관련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도록 염증이 조절된 이후에 근력운동 및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등 활발하게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며 “달걀, 생선과 같은 양질의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비타민D 보충제를 섭취하거나 햇볕을 자주 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