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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시력차단 흑(黑)내장 ‘일과성흑암시’, 반복되면 뇌졸중 암시
  • 김지예 기자
  • 등록 2020-02-19 19:07:42
  • 수정 2021-06-22 12: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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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막혈관폐쇄증’으로 이어져 시력상실 가능성도 … 선천성이면 유전자결핍 치료

일과성흑암시 증상은 보통 10분 이내 사라지지만, 시간이 지나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거나 반복되면 뇌졸중 등 대뇌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이 이뤄지는 질환은 ‘백내장’으로 눈 속 수정체가 혼탁해지며 빛 투과율이 떨어져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성인 실명을 불러오는 대표적인 안과질환으로는 ‘녹내장’이 있다.


안구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져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공급에 장애가 생기고, 시신경이 손상돼 끝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백내장과 녹내장만큼 무서운 안과질환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흑내장(黑內障)’도 있다.
 
흑내장의 의학적 용어는 ‘일과성흑암시(amaurosis fugax)’다. 외견상 눈의 변화나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눈앞에 검은 커튼이 처진 것처럼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시력장애가 짧게 일시적으로 일어난다.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하며 그 원인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는 눈과 시신경이 모이는 대뇌 사이 혈관이 막혀 나타난다. 동맥경화 등으로 목을 지나가는 경동맥이 좁아지는 ‘경동맥협착증’이 진행됐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 사랑니 발치 등으로 순간적으로 신경에 자극이 갈 때, 수술 및 시술 후 신경에 무리가 갈 때 나타날 수 있다.
 
일과성흑암시는 보통 증상이 나타나면 10분 이내에 시력이 돌아온다. 10분이 지나도 시력이 회복되지 않거나, 지속적으로 증상이 반복되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잦은 증상 발현은 뇌졸중 전조증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전문의와 상담이 꼭 필요하다. 일과성흑암시를 겪는 환자에서 눈으로 이어지는 혈관이 막혀 실명에 이르는 ‘망막혈관폐쇄증‘ 발생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유전자 결핍으로 인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레버선천흑암시(Leber congenital Amaurosis, LCA)’도 있다. RPE65라는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는데, RPE65 유전자가 손상되면 망막의 광수용체에 필요한 비타민A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망막이 받아들인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지 못한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유전자조작 등 치료법을 연구개발 중이다. 

주사치료제가 개발돼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되었지만 1회 투여비가 매우 비싸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로슈는 2019년 2월 25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시 소재 스파크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43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이 질환의 유전자치료제 ‘럭스터나’(Luxturna, 성분명 Voretigene neparvovec, 미국 판권만 보유, 미국 이외 판권은 노바티스)를 확보했다. 현재 안구 하나 당 치료비는 42만5000달러로 책정돼 있다. LCA는 5만~10만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인데다 환자 수가 많지 않아 진단과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김응수 건양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일과성흑암시는 다른 안과질환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뇌졸중 등 대뇌질환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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