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폴 허드슨 CEO 등장 후 당뇨병·심혈관질환 탈피 새 시장 모색 … 박스터, 수술기자재 포트폴리오 강화
프랑스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가 지난 2일(현지시간) 심부 체강 창상피복재(유착방지제) 세프라필름(Seprafilm Adhesion Barrier)을 3억5000만달러에 미국 박스터(Baxter International)에 넘겼다.
폴 허드슨(Paul Hudson) 사노피 회장은 새 전략 발표에 앞서 우선순위 사업을 재조정하는 가운데 내년 초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것에 대비, 세프라필름 사업을 중단키로 했다.
지난 9월 1일 허드슨 취임 이후 우선순위 사업 선정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왔다. 특히 일반약, 의약외품 등을 관장하는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를 정리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이 사업부는 작년 매출이 52억달러에 달하는 알짜배기다.
소문의 진위 여부는 오는 10일 사노피 미국 매사추세츠주 지사에서 예정된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또는 매년 9월 뉴욕, 런던 등에서 개최되는 자본시장의 날(A Capital Markets Day)을 맞아 폭탄선언이 나올지도 모른다.
허드슨은 준비 기간을 갖은 지난 몇 달 동안 회사 시설, 앞으로 선택할 사업 분야, 신약후보물질 등을 검토하기 위해 글로벌 의견수렴(listening) 투어에 나섰다.
앞서 사노피는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분야 치료제를 벗어나 시장 저변을 넓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작년에는 혈우병 연구에 초점을 둔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 소재 바이오베라티브(Bioverativ) 인수에 116억달러, 나노항체 연구기업인 벨기에 겐트 소재 아블링스(Ablynx) 인수에 48억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사노피는 세프라필름 품목의 경우 다른 기업에 팔리면 더 효율적인 마케팅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프라필름은 복부·골반·흉부 수술 때 조직간 유착을 감소시키는 의료기기다. 수술 후 며칠 동안 회복 과정에서 복부 조직이 서로 달라붙어 두꺼운 흉터를 남기거나,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기지 않도록 조직 간 일정 공간을 확보하는 데 생체흡수성 보호벽으로써 사용된다.
장기간 유착은 예컨대 소장폐쇄증(small bowel obstruction) 등 재수술이 필요한 주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박스터에 따르면 복강에 큰 절개수술을 받은 환자의 93%가량은 몸이 회복되면서 유착이 발생해 약 5명 중 1명꼴로 다시 수술을 받게 된다.
박스터는 외과 전문 영업팀을 통해 세프라필름 마케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내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스터는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한국 등에 진출해 이미 입지를 다진 세프라필름 덕분에 인수 후 연간 1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국가로 새로운 확장 기회를 엿보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윌 보렌(Wil Boren) 박스터 첨단수술사업 총책임자는 “세프라필름은 박스터의 주요 품목인 수술 중 지혈장치(hemostat) 및 접합재(sealant) 포트폴리오의 강력한 보완책이 될 것이다”며 “지속적으로 수술실에서 필요로 하고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스터는 지난 9월 비침습적 혈류역학 모니터링 개발 업체인 미국 오리건주 소재 치타메디컬(Cheetah Medical)도 2억3000만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