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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두통에 무심코 복용한 진통제, 간 손상 초래 주의하세요
  • 김신혜 기자
  • 등록 2019-11-29 18:45:18
  • 수정 2020-09-10 14: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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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게 ‘약’ … 의외로 모르는 일반약 올바른 사용법 짚어보기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정확한 사용법을 따르지 않으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약, 두통약·감기약·소화제 등 흔히 찾는 상비약도 정확한 사용법을 따르지 않으면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약국에서 자주 찾게 되는 안전상비의약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아본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송년회 등 술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신나게 과음한 다음날 느끼는 대표적인 숙취 증상 중 하나가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이다. 이럴 때 무심코 입에 털어 넣은 진통제 한 알이 무시무시한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보좌관 안토니오 베네디(Antonio Benedi)는 평소 즐기던 포도주를 마시고 진통제인 타이레놀정(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했다가 간부전이 와 의식을 잃고 간이식 수술까지 받게 됐다. 타이레놀을 생산하는 존슨앤드존슨은 당시 880만달러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했다.
 
술을 마신 뒤 느끼는 두통을 느끼는 것은 알코올을 분해하느라 체내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알코올이 혈액의 흐름을 빠르게 해 뇌혈관을 팽창시키고 뇌압을 상승시키는 것도 두통의 원인이다. 알코올이 알코올분해효소(alcohol dehydrogenase, ADH)에 의해 분해돼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성분으로 변하는데 간이 이를 미처 해독하지 못하면 두통, 구토, 숙취, 구역감 등을 유발하게 된다. 음주 직후에 발생한 두통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로 복용하면 단번에 통증을 줄일 수 있으나 이 성분이 간에 손상을 주므로 피하는 게 좋다. 특히 주당들이 거의 한 달간 거의 쉬지 않고 술을 마시게 되는 연말 음주 시즌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해열진통제는 감기로 인한 발열 및 통증이나 두통·신경통·근육통·월경통·치통·관절통·류마티스성 통증 등에 두루 쓰인다. 용법·용량대로 사용하면 안전하고 유효한 의약품이나 성분별로 피해야 하는 궁합이 존재한다.
 
두통약과 감기약에 두루 들어가는 아세트아미노펜은 아스피린, 메페나민산, 부루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산부에게 안전한 약물이다. 그래서 임산부에 가장 많이 처방되는 진통제 겸 감기약 성분이다. 매일 세 잔 이상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다른 해열진통제를 같이 복용할 경우 반드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는 경고 내용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에 붙어 있다.
 
이부프로펜(ibuprofen)·나프록센(naproxen)·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 등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는 공복을 피해 식후 30분을 지켜 복용해야 위장관 손상위험을 피할 수 있다. NSAIDs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을 생산하는 사이클로옥시나제(Cyclooxygenase, COX) 효소를 무차별적으로 차단한다. 이렇게 되면 통증, 열, 염증을 유발하는 COX-2 효소를 억제해 발열·통증·염증 물질이 줄고 단시간에 진통·해열·소염 효과가 단시간에 나타난다. 그러나 이 때 COX-1 효소까지 무차별적으로 억제하게 되면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이 줄어 위장점막 보호 효과가 무너지고 속이 쓰리게 된다.
 
목감기 등으로 인후통을 호소할 때 사탕처럼 녹여먹는 트로키제 약물을 복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인후염치료제 ‘스트렙실허니앤레몬’(성분명 플루르비프로펜)은 빨아먹는 고형제로 침분비를 유도하고 부은 인후 등에 직접 소염·진통 작용을 한다. 당 성분이 함유돼 혈당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씹거나 삼키면 약효가 감소할 수 있으니 가급적 녹여 먹도록 한다. 같은 증상으로 트로키제와 다른 처방약을 함께 복용하면 약물과다 복용이 우려되므로 전문가와 상의하도록 한다.
 
속이 답답하거나 과식 등으로 소화불량이 생길 때 복용하는 소화제는 위장관 내 음식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제’와 정체된 위장관을 꿈틀거리게 하는 ‘위장관운동촉진제’로 나뉜다. 효소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음식물 소화를 촉진하는데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판크레아제, 비오디아스타제 등이 주성분이다. 소화효소 원료가 돼지 등이기 때문에 돼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정제 타입의 소화제는 7세 이하 어린이는 복용이 금지돼 있다. 액상형 소화제도 3개월 미만은 복용할 수 없고, 1세 미만이 복용할 경우 의사 진료가 우선돼야 한다.
 
위장관운동촉진제 중 일반의약품으로 돔페리돈 성분의 액제가 있다. 동일 계열 다른 약물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애용된다. 다만 돔페리돈 복용 후 졸음 및 어지러움이 관찰될 수 있어 운전이나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은 신경 쓸 필요가 있다. 이 약과 제산제, 위산분비억제제를 동시에 먹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식전 30분, 공복에 복용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삐끗하거나 근육통 등이 있을 때 사용하는 파스는 멘톨이 함유돼 피부를 냉각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쿨파스’와 고추엑스성분으로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핫파스’로 분류된다. 관절을 삐어서 부기가 올라오면 쿨파스를, 부기가 빠진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핫파스를 부착하는 게 좋다. 같은 부위에 계속 붙이지 않도록 하며 가려움증, 발진 등이 생기는 경우 사용을 중단한다. 사용한 파스가 피부에서 잘 떨어지지 않으면 억지로 떼지 않고 1~2분 가량 물에 파스를 불린 후 떼어내면 된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 파스(피록시캄, 케토프로펜 등)은 15세 미만이거나 임신 6개월 이상인 경우 사용할 수 없다. 파스류 사용 후에 피부발진이나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하도록 한다.
 
잇몸·혀·입안 등 구강에 생기는 구내염은 시중에 바르는 외용액, 연고, 가글 등 다양한 타입의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다. 구내염 치료의 공식이나 다름없는 ‘알보칠액’과 ‘오라메디연고’는 각각 폴리크레줄렌액과 트리암시놀론(스테로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알보칠액은 강한 산성 성분이 치아 법랑질에 손상을 주고 착색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입안을 철저히 헹궈야 한다. 오라메디연고는 사용 후 미각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수두 환자는 피부면역력을 더 떨어뜨릴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 코오롱제약의 가글형 구내염치료제 ‘아프니벤큐액’(디클로페낙, diclofenac)은 사용이 간편하고 통증 완화 효과가 빠르지만 디클로페낙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알약은 물과 함께 마셔야 한다. 쥬스·커피·우유·콜라 등과 먹으면 흡수에 영향을 줘 약효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몽주스는 약을 복용할 때 더욱 피해야 하는 요주의 음료다. 자몽주스는 칼슘채널길항제 계열 고혈압약, 스타틴 계열 고지혈증약 등 상당수 약물과 간의 약물대사에서 동일한 효소에 중복 작용해 효소를 소모시키므로 약효를 떨어뜨리게 된다.
 
어린이나 병약한 노인은 간 대사나 콩팥 배설 기능이 건강한 성인보다 크게 떨어져 같은 양의 의약품이라도 효과와 부작용이 달라질 수 있다. 어린이는 시럽(물약)의 경우 계량컵이나 스푼을 이용해 정확한 용량으로 먹여야 약용량 오차로 인한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노인은 만성질환으로 이미 많은 종류의 약을 사용 중인 경우가 많다. 2017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들은 평균 4.1개의 약을 복용했다. 5개 이상 복용하는 사람도 38.9%였다.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면 약물간에 서로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약물간 상호작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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