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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호 성균관대 교수 ‘폐암 림프절 병기’ 개정 타당성 입증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11-06 19:19:59
  • 수정 2019-11-07 08: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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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변 위치만으로 병기 결정은 무리’ 입증 … 1980년 이후 그대로 세분화 분류 변화 기대

의학계에서 폐암 림프절 병기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조종호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박병조·김태호 임상강사 연구팀이 폐암 병기 진단 기준 8차 개정에서 제시된 폐암 림프절전이의 세분화 분류법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폐암은 암의 크기와 림프절 또는 다른 장기 전이 여부에 따라 병기가 결정된다. TNM(tumor, node, and metastasis) 분류법이라 부른다. TNM 분류법은 6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소개된 후 2017년 8차 개정에 이르기까지 의학 발전에 따라 폐암 병기를 더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하지만 나머지 기준이 바뀌는 사이 림프절 병기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자리잡은 뒤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전이가 없는 경우 N0, 폐암 발생 부위와 같은 쪽 기관지 주위 림프절 또는 폐문부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N1, 종격동이나 기관분기부하 림프절로 전이되면 N2, 폐암 발생 부위 반대쪽으로 전이가 있으면 N3로 분류된다. 숫자가 커질수록 폐암 병기가 깊어지고, 예후도 나빠진다.

하지만 이러한 분류가 림프절 전이 위치만 따질 뿐 전이 개수 등 다른 요소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변화 요구가 끊임 없이 제기됐다.

지난 8차 개정 때도 림프절 병기를 바꾸자는 목소리와 함께 새 기준을 제시하는 등 움직임이 있었지만 현재도 종전과 같은 방식이 쓰인다. 기존 기준을 바꾸기엔 다른 분류법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종호 교수팀은 실제 8차 개정에서 제안한 분류법이 임상현장에서 유효한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2014년 사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림프절 전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수술 환자 1,228명에게 해당 기준을 적용해 봤다.

우선 N1에 해당하는 환자는 전이가 1곳에 국한된 경우(N1a)와 2곳 이상인 경우(N1b)로 나눴다. 또 N2에 해당하는 환자는 폐암 발생 부위 주변부 림프절 전이 없이 종격동림프절 등 N2 해당 부위로 도약 전이한 경우(N2a1)와 주변부를 거쳐 N2 해당 부위 1곳에 전이한 경우(N2a2)로 구분했다. N2 해당 부위에 림프절 전이가 2곳 이상 경우(N2b)도 따로 분석했다.

연구팀이 새 분류 기준에 따라 환자 예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 결과, 전체 생존율에서 N2a1 환자가 6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N1a 62.6%, N1b 57.0%, N2a2 48.4%, N2b 42.8%로 나타났다.

같은 N1, N2 그룹 내에서는 예후가 선명하게 갈렸으나 병기가 상대적으로 낮은 N1군에 비해 기존 N2에 해당했던 N2a1의 예후가 역전한 셈이다.

연구팀은 “해당 분류를 그대로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단순히 위치만으로 병기를 결정짓는 것 또한 무리가 따른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추가 연구를 통해 환자 예후에 따라 병기를 새로 정하는 등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 지난 9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박병조 임상강사가 대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국제 폐암병기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밸러리 러쉬(Valerie W. Rusch) 박사는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폐암병기위원회에서 기다리던 연구”라고 호평한 바 있다.

해당 연구는 세계폐암학회 학술대회에서 소개된 데 이어 학회 공식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12.46)에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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