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악성 중피종과 흑색종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사용될 수 있는 항암제 신약의 타깃 유전자를 찾아냈다.
김상겸 연세대 의대 병리학교실 교수(왼쪽부터), 김민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김준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은 암을 유발하는 ‘YAP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는 타깃 유전자 ‘MK5’을 발굴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Cancer Research(IF 8.378)’ 지난 10월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최근 암 연구의 핵심 중 하나인 YAP 단백질은 활성화될 경우 암 발생은 물론, 항암제 내성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YAP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타깃하는 표적항암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기존 연구들에서 많은 종양 유발 단백질들이 밝혀졌지만,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등을 제외하면 상당수는 약제가 결합할 부위가 명확하게 없어 구조상 효과적인 억제제를 만드는 게 어려웠다.
연구팀은 YAP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체계적 RNA 간섭 스크리닝’을 통해 사람 세포 속에 존재하는 607개의 모든 인산화 단백질을 한 번씩 억제해 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또 현미경 이미지 분석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스크리닝 효율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실험과정에서 ‘MK5’ 유전자를 억제하면 YAP 단백질 분해를 촉진해 YAP 단백질 활성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음을 새롭게 밝혀냈다. 사람 암 조직 샘플을 전사체 분석해 MK5 유전자의 활성도가 높으면 악성 흑색종, 악성 중피종종양의 치료 결과와 예후가 좋지 않음을 확인했다. 김민환 교수는 “MK5 유전자가 흑색종과 중피종에서 주요한 항암제 타깃임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도 종양의 크기를 비교해보니 YAP 단백질이 활성화된 종양 동물모델에서 MK5 유전자 발현을 억제할 경우 약 80% 이상 종양 크기가 감소했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김민환 교수와 서지명 카이스트 박사과정 대학원생은 “이번 연구에서 암세포에 MK5 유전자 억제제인 ‘PF3644022’를 투여했을 때, 암세포 내에서 YAP 단백질 분해가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MK5 유전자를 활용한 항암제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 적용한 스크리닝 전략으로 더 많은 종양단백질들을 억제할 수 있는 타깃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새로운 방식의 신약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