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복용하는 경구용 탈모치료제 대신 월 1회 주사만으로 탈모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나정태 연구교수는 최근 인벤티지랩(대표 김주희)이 개발 중인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를 이용한 탈모치료 주사제의 남성형 탈모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17일 밝혔다.
피나스테라이드는 탈모를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해 남성형 탈모를 방지하는 약물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가장 검증된 탈모치료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인벤티지랩은 독자 개발한 약물전달 플랫폼기술로 피나스테라이드 1개월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김 교수팀과 인벤티지랩 연구팀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으로 남성형 탈모가 유발된 실험용 쥐 모델에 피나스테라이드가 함유된 탈모치료제를 주사제 형태로 주입한 실험군과 경구제 형태로 매일 복용케 한 대조군으로 구분해 10주간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주사제형 실험군의 모발 성장률은 93.3%로 경구제형 섭취군의 86.7%보다 높았다. 탈모를 유발하는 혈중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 농도는 주사제형 실험군에서 6주 후 32.0% 감소했다.
탈모 유발물질인 5알파-환원효소(5α-reductase) 억제효과도 주사제를 한 번만 주입하면 경구제를 10주간 복용한 경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번 연구결과 경구제를 주사제로 변경하면 흡수율이 개선돼 경구 투여량의 최대 10분의 1만 주사해도 대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피나스테라이드 1개월 지속형 주사제가 기존 경구제인 MSD의 ‘프로페시아정(성분명 피나스테리드, finasteride)’과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김범준 교수는 “주사제 형태의 탈모치료제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제형 탈모치료제를 대신해 복약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약물 투여량을 줄여 기존 경구제에서 발생했던 발기부전, 성욕감퇴, 기형아 출산 등 안전성 문제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남성형 탈모 환자의 연령대가 20~30대로 낮아지면서 탈모치료제 시장이 확대되고,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후속 임상시험을 통해 피나스테라이드 1개월 지속형 주사제를 혁신적인 개량신약으로 개발해 경구제를 복용하던 탈모 환자의 불편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논문은 ‘Development of finasteride polymer microspheres for systemic application in androgenic alopecia’라는 제목으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국제분자의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